매일신문

건강칼럼-잘못된 산후조리

"산후 조리를 잘못해서…."

출산 후 허리나 등, 골반 통증으로 고생하는 주부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멀쩡해도 "아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을 정도로 통증에 시달리는 주부들이 많다.

주부들은 과연 산후 조리를 잘못해서 통증에 시달릴까, 아니면 뼈에 이상이라도 있는 것일까. 병원을 찾아 사진도 찍고 검사도 받아보지만 대개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그래서 주부들은 통증이 출산 후 심해졌다는 생각에 잘못된 산후 조리에 원인을 돌린다. 주부들의 요통과 골반 통증은 임신 출산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골반과 척추를 안정시키는 가장 중요한 근육은 복부의 제일 안쪽에 위치한 횡복근과 골반 아래에 있는 골반저 근육이다. 횡복근은 골반과 척추에 붙어있으면서 허리의 움직임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움직일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켜 골반과 허리가 상하지 않도록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골반저근육은 대소변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최근 연구결과 골반의 안정성(stability)에 직접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진 근육이다. 자연분만을 한 여성 10명 가운데 8명이 이 근육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분만 후 2개월이 지나도 골반저 근육의 기능은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왕절개를 하면 골반저 근육의 기능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횡복근의 손상은 불가피하다. 손상된 부위의 횡복근은 반대편 근육에 비해 수축력이 떨어지거나 수축속도가 늦어 허리와 골반을 보호하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자연분만을 하든 제왕절개를 하든 여성들은 골반과 요통이 생길 위험이 매우 높다 하겠다.

케겔 운동은 출산 후 요통과 골반통증을 줄일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이 운동은 골반저 근육의 수축운동을 통해 손상된 근육의 기능을 회복시키준다. 또 골반저 근육은 횡복근과 함께 수축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케겔운동을 하면 골반과 허리를 보호해주는 근육 모두를 강화할 수 있다.

출산후 수유와 반복되는 집안일도 나쁜 자세를 만들어 등과 어깨 통증을 만든다. 아기를 안거나 수유를 할 때 목은 앞으로 숙이고 등과 어깨는 구부정하게 된다. 그러면 목 뒤쪽 근육은 긴장하게 되고 등 근육은 늘어나며 가슴 쪽은 수축하게 된다.

요통이나 골반통증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의 경우 스스로 하는 자가 운동으로는 횡복근과 골반저 근육의 수축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전문가의 운동처방을 받아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종균(운동사·닥터굿스포츠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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