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낙동강과 한강이 만날 수 있을까?"
지난 94년 조해녕 대구시장이 한강의 물을 도수로를 통해 낙동강으로 끌어오는'낙동강 프로젝트'를 제시한 데 이어 이명박 서울시장이 29일 차기 대통령 선거의 후보가 될 경우 한강~낙동강 연결운하 건설을 공약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혀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경부운하를 건설하면 고용창출, 국토균형 발전 등 경제성이 놀라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운하건설 가능성과 관련, "요즘 기술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청계천 복원보다 더 쉽다"고 말했다.
또 막대한 건설비용도 운하건설로 생겨나는 자갈과 모래 등 골재채취에서 50% 정도 자금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독일의 라인강 개발 때 처럼 주식회사를 만들어 채권을 발행하면 가능하다는 것.
△낙동강 프로젝트와 '이란성 쌍둥이'=이 시장의 경부운하 건설은 한 때 대구시가 역점 추진했던 '낙동강 프로젝트'와 유사하다. 이 시장의 경부운하가 낙동강~한강 등 '자연의 강을 그대로 이어' 운하를 만들자는 것이라면, 조 시장의 낙동강 프로젝트는 두 강의 수계 연결이 그 요체.
낙동강 프로젝트는 조 시장이 관선 대구시장이던 94년 처음 제안했다. 2002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조 시장은 이 프로젝트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고, 시장 취임 후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낙동강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구체적 사업으로는 충주댐과 경북 문경 간 31km에 이르는 도수터널을 건설, 홍수때 충주댐에서 쓸모없이 방류하는 물을 끌어와 3억~4억㎥의 용수를 확보하는 것을 비롯한 낙동강 수계 댐 개발, 낙동강 치수사업 등이 골자.
그러나 조 시장의 낙동강 프로젝트도 낙동강 주운(舟運) 개발이 주요 사업으로 포함돼 이 시장의 운하건설과 일맥상통한다. 구미해평에서 낙동강 하구언까지 약 210km를 폭 55m, 깊이 4m의 수로를 만들어 활용하자는 게 낙동주운 개발의 핵심이다.
△현실성은 '산 넘어 산'=수자원공학 전문가인 이순탁 영남대 석좌교수는 한강 운하건설이나 한강, 낙동강을 수로로 연결하는 방안은 미군 공병단이나 농업기반공사, 세종연구소 등에서 제기됐으나 여러 장벽 때문에 추진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장 큰 장벽은 수리권(水利權) 문제. 이 교수는 "낙동강은 수량이 일정치 않아 운하를 건설하려면 한강의 물을 끌어 와야 하는 데 한강 유역의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 주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운하건설시 기존 다리나 제방 등 구조물을 전부 다시 건설해야 하는 데 따른 막대한 재정부담도 장애물 중 하나. 실제로 대구시는 낙동강 프로젝트를 국책사업으로 선정, 국가에서 영남권 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추진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수로 건설에 1조4천여 억원, 낙동강 주운개발에 2조1천여 억원, 낙동강 수계댐 개발에 1조1천여 억원 등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데다 지자체간 이해 조정이 쉽지 않아 사업을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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