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왕 회장의 아름다운 소떼 방북 이후 확대 일로를 걸어온 현대 대북 사업의 산증인인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회사 공금과 남북협력기금 지원금을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35년 현대맨으로 왕 회장에 이어 정몽헌 회장까지 보좌하며 대북 사업에 투신했던 그가 남북협력기금 지원금에 손을 대 퇴출당했다는 세간의 풍설이 확인된 셈이다.
그동안 김 부회장은 현대 아산 협력 업체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정치인 후원금으로 냈고, 2001년부터 올해까지 총 25억5천600만 원의 회사 공금을 빼돌리는 손실을 끼쳤다고 현대그룹 내부 감사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조성한 비자금 가운데 상당액이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된 돈이라는 점이다.
'남북협력기금법'에 따라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대북 관련 정책 자금인 이 기금은 통일을 위한 기초 자금으로 그 어느 누구도 흑심을 품어서는 안 된다. 감사원이 진행 중인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 사용처에 대한 감사 결과가 나오면 김 부회장의 비리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어져 흑백이 밝혀질 건 뻔한 일이다. 29일 출국해 버린 김 부회장은 "남의 속도 모르고 함부로들 말하지 말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북 사업은 현대그룹의 일만이 아니라 7천500만 전 동포의 관심사다.
국민이 남북협력기금을 내는 것은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씨앗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 개인 연줄에 얽매여 대북 사업을 이어가는 초창기의 취약성은 극복돼야 한다.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한 게 사실이라면, 김 부회장은 모든 것을 밝히고, 백의종군의 길을 택하라. 성인도 시속을 따르라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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