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베르디의 '리골레토' 가 29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무엇보다 연출(E 브루사)이 탁월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장면이나 만토바 공작이 활약한 제1막 1장과 달리 리골레토가 활약한 제2막에서 기울어져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듯한 건물기둥 등 사선형 구조물 설계를 통해 딸을 잃을지 모르는 리골레토의 불안한 심정을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교묘함을 보였다.
또 검은 망또를 덮어 쓴 무리들의 야릇한 움직임의 제1막 종결부 납치장면, 반복적 조명의 점멸아래 펄럭이는 커튼, 반음계적 화성 진행에 괴기한 효과음을 곁들인 관현악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그름자를 섬뜩하게 그려낸 제3막 살해장면 등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관을 앞세운 생동감 넘친 모스크바 심포니 관현악단(지휘 D 아지만)은 팽팽한 긴장감을 시종 실감나게 살려 나갔다. 두 주역인 리골레토, 질다(이인철, 류진교)가 펼친 연기와 성악적 기량은 이탈리아 테너(만토바역)를 능가할 정도로 뛰어났다. 특히 제2막, 딸을 돌려 달라는 처절한 울부짖음과 몸부림의 역동적 아리아 '정신들아···'는 압권이었다. 또 이들 부녀의 2중창, 제3막의 절묘한 4중창 등 명장면에서 중창의 하모니도 나무랄 데 없었다. 조연급의 가창과 연기력도 손색이 없었다.
이탈리아에서 공수된 고색창연한 의상을 입은 합창도 솔로진과 호흡을 함께하고 있었다. 다만 곱추광대 리골레토의 분장과 의상은 좀더 시선을 자극할 정도로 돋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서석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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