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서 더 유명한 성서공단 '신풍섬유'

"우리의 경쟁상대는 이태리와 일본입니다."

성서공단에 있는 (주)신풍섬유는 기능성 섬유 분야에서 '스타기업'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세계적 등산복 업체인 노스페이스, 콜럼비아와 스포츠웨어 업체인 나이키, 필라, 리복 등에 자사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기능성 원단 '스윙쿨'은 올해 대한민국 섬유소재 품질대상을 수상했다. 또 최근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장려상도 받았다. 이는 연구·개발에 '올인'한 윤상배 사장의 뚝심이 빚은 결과다.

▲연구·개발만이 살 길

지난 28일 찾은 신풍섬유. 공장 안에는 직기들이 고막을 찌르는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곳에는 '섬유업계=불황'이라는 등식이 통하지 않는 듯했다. 이 공장은 등산복·스키복 등에 쓰이는 '아웃도어용 기능성 섬유'를 생산한다.

공장 안 굉음을 견뎌내며 2층 연구소를 찾았다. 연구원들이 새로운 소재 개발에 열중하고 있었다. 신풍섬유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 직원이 42명이지만 연구인력이 8명이나 된다. 모두 섬유 관련 학과 석·박사 출신들이다. 연구원들은 밤늦게까지 연구에 몰두하면서도 섬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열의가 대단하다.

"지역 업계들이 신제품 개발을 등한시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침체된 섬유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연구·개발밖에 없습니다. 선진국형 섬유를 개발해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습니다."

윤 사장은 연구원뿐만 아니라 수출·영업 등 전 직원들에게 연구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애를 쓴다고 했다. 특히 연구원들이 해외 세미나, 학회에 적극 참가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연구소는 자사 제품만 연구하는 '닫힌 곳'이 아니라 섬유산업의 발전을 위해 대구시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조하고 있는 '열린 곳'이다.

산업자원부의 국책과제 사업도 3개나 수행하고 있다. 요즘은 생분해성 옥수수섬유의 상품화를 연구하고 있다.

"섬유업계가 불황이어서 고급 섬유인력들이 갈 곳이 없습니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이런 고급인력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줘야 섬유산업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를 개발하자

"지역 섬유업체들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지만 브랜드 가치가 떨어져 고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업체들은 이제라도 브랜드 개발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윤 사장은 동종 업계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불황 탓만 하면서 직기를 팔고 문을 닫는 '동업자'를 보면 안타깝다는 것이다. 신풍섬유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자체 브랜드를 5개나 가지고 있다.

이 회사의 효자상품인 '스윙쿨'은 피부로부터 땀을 빠르게 흡수·건조시키는 동시에 증발효과까지 촉진시킨 기능성 직물이다. 또 '이노텍스'는 고기능성 필름 코팅으로 비나 눈 등 습기를 완전히 막아주고 내부의 수증기나 땀은 밖으로 배출한다. '나노펑스'는 나노입자를 직물에 가공함으로써 나노의 특성이 직물에 나타나는 섬유로 항균성, 발수성, 오염분해성 등이 뛰어나다.

특히 최근 개발한 '클로센서'는 추울 때는 따뜻하게, 더울 때는 차갑게 하는 온도조절 스마트직물이다. 이 원단들은 자사 브랜드를 달고 세계적인 유명 스포츠웨어 전문업체에 납품된다.

"브랜드를 개발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서 또 연구·개발에 힘써야죠 ." 윤 사장의 연구·개발 열정은 끝이 없는 듯했다.

▲해외시장 공략

"아무리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브랜드 개발과 함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신풍섬유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연락사무소를 운영하고 있고, 러시아에는 지사를 두고 있다. 세계 전시회에는 1년에 10회 정도 참가, 자사 브랜드를 널리 홍보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과 공동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독자적으로 나가는 일이 더 많다. 눈앞의 성과를 위해서라기보다 자사 브랜드를 바이어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린다는 전략 때문이다.

"이태리와 일본 제품을 분석해보면 우리 제품과 차이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브랜드 이미지가 제품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개발된 브랜드를 더욱 발전시켜서 이태리·일본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신풍섬유 윤상배 사장(가운데)이 연구원들과 함께 제품 개발을 의논하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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