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중국산 납김치 파동 으로 국산 김치 및 배추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가정용 소매 배추 및 김치의 경우 파장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만큼 크지 않다는 게 지역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배추 값 큰 변동없다
배추 값이 다소 오른 것은 사실이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배추 한 포기 가격이 3천 원에서 4천 원으로, 이마트 만촌점의 경우 2천500원 선으로 한 달 전 1천980원에 비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상승이 중국산 납김치 파동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고랭지 배추 생산량이 다소 감소한 데다 10월에 출하되는 준고랭지 배추 물량도 충분치 않아 이 같은 상승폭은 이미 예상됐다는 것.
실제 이마트의 경우 8월 한 달간 배추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5%의 역신장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9월 들어서도 매출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값은 다소 올랐지만 품귀를 빚을 만큼 고객들이 몰리지는 않고 있다는 뜻이다.
북구 매천시장내 중앙청과 권혁민 계장은 "작년에 비해 배추 경매가가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공급량이 부족해 생긴 일시적 현상으로 중국산 김치 파동의 영향은 미미하다"고 했다. 북대구농협공판장 관계자도 "대구지역 배추 반입량 자체가 오히려 다소 줄어든 상태이며, 5t 트럭 한 대당 경매가는 300만~350만 원 선으로 추석 전에 비해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부재료는 오히려 내림세
납김치 파동으로 직접 김치를 담가먹는 가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배추와 마찬가지로 무·열무·대파·고춧가루 등도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치 담그기가 쉽지 않은 탓에 매출에는 파급효과가 미미하다는 것.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팀 박기범 파트매니저는 "납김치 파동 이후 국내 김치시장은 이상하게 양면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국내 김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김치시장 자체는 줄고 있는데, 중국산인지 국산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아예 김치 먹기를 꺼리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그만큼 김치 시장의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무는 2천300원에서 2천500원으로, 고춧가루는 1㎏에 2만1천 원으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무는 2천580원, 열무 1단은 1천980원, 대파 1단은 1천480원 등으로 추석 전과 같거나 오히려 내림세다.
일단 유통업계는 납김치 여파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직접 김치를 담그는 가정을 위해 재료를 확보해 둘 방침이다. 동아백화점 유통센터 농산물바이어 김재달 대리는 "아직 농산물 도매시장 등에서도 뚜렷한 가격 상승 또는 사재기와 같은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지만 김치재료를 전년보다 20~30% 정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치 판매량도 어금버금
동아백화점의 경우 포장김치 매출액이 납김치 파동이 있었던 지난 25일 전후와 비교해 별다른 변화가 없다.
동아 가공식품바이어 이시욱 대리는 "작년에 비해 김치 매출액이 20% 신장세를 보였지만 납김치 파동과의 연관성은 떨어진다"며 "오히려 재료비 인상에 따른 김치 가격 상승, 김치를 직접 담그는 가정이 줄며 생긴 자연 증가분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판매량 급증이 아닌 김치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액 증가로 풀이된다는 것. 실제 규격 포기김치(1㎏)의 브랜드별 전년동기간 판매가격을 보면 풀무원은 6천700원에서 7천900원으로, 도들샘은 4천500원에서 5천500원으로, 종가집은 6천 원에서 7천 원으로 인상된 상태. 벌커김치(비포장) 브랜드별 지난해 대비 판매가격을 보면 동아쇼핑점·수성점의 종가집은 100g당 600원에서 630원, 쇼핑점 옹골찬동광은 500원에서 550원, 강북점 한백반찬은 550원에서 600원으로 조금씩 올랐다.
오히려 지역 백화점·할인점들은 행여 납김치 파동으로 인한 역매출이 발생할세라 김치매장마다 '신토불이 우리 김치 최고', '우리는 중국산 안써요' 등의 안내문을 내걸고 판매량 유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대백프라자점 식품관 김남기 과장은 "중국산 신선식품 유해물질 파동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아직 백화점의 경우 판매량 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파동이 장기화하면 김장시장까지 파급이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선식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사진 = 중국산 납김치 파동이 지역 소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유통업계는 자칫 김치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도 있다며 '국산 김치만 판다'며 소비자 안심시키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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