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D-50 마무리 전략

11월 23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0일 앞둔 현재 많은 수험생들이 막막하고 답답해한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은데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자니 엄두가 나지 않고, 그렇다고 중요 단원만 골라서 보려니 불안하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에 이런 저런 실전 문제들을 풀어보지만 성적 향상을 몸으로 느끼지는 못한다. 기본 개념이 정리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문제풀이는 별로 생산성이 없고 자칫하면 자신감만 잃게 될 위험이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느긋한 자세로 교과서적인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차분하게 대처하는 학생은 마지막 순간까지 성적이 올라간다고 말한다. 마무리 학습 과정에서 특히 염두에 두어야 할 주요 사항들을 정리해 본다.

■ 영역별 대비책

▶ 언어

문학 문제에 적절히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의 주요 작품에 대한 감상 원리를 다시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언어는 자칫 시간이 모자랄 수 있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실전 모의고사로 시간 안배 훈련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제 풀이 후에는 반드시 틀리게 된 과정을 검토해야 한다.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 문제를 훑어보며 자신이 문제풀이를 할 때 어떤 실수를 자주 하며 어느 분야가 취약한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듣기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쓰기, 어휘, 문법 관련 사항은 따로 체계적으로 한 번 정리해야 한다.

▶ 수리

수학은 해마다 수능시험에 가장 큰 변수가 되는 과목이다. 최근에는 난이도 높은 문제가 한두 개씩 포함되면서 영향력이 더 커졌다. 상위권 수험생은 일단 만점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 단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고득점을 위해서는 실생활과 관련된 응용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야 한다. 중상위권 수험생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상위권 수험생들과 점수 격차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마음으로 승부해야 한다. 수능에서는 기본 개념만 알아도 풀 수 있는 문제가 적잖이 출제되므로 하위권 수험생이라도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리한 뒤 쉬운 문제집을 골라 풀면 기대 이상의 점수를 얻을 수 있다.

▶ 외국어

외국어 학습은 경험 학습이다. 문장을 경험한 만큼 점수로 연결된다. 날마다 새로운 지문을 몇 개씩 꾸준히 풀어야 감각이 유지된다. 지문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바로 사전을 찾지 말고 문맥 속에서 유추하는 훈련은 끝까지 계속돼야 한다. 그런 다음 사전을 통해 단어를 정리하고 틈틈이 암기해야 한다. 최근 수능문제와 모의평가 문제에 출제된 어법 관련 문제는 한 번쯤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듣기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듣기가 약한 학생은 시험 전날까지 계속해서 하루 10분 이상 들으며 기본 패턴을 암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사회

올해는 분명히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될 것이다. 사회 과목은 특성상 세부적인 내용은 잘 알고 있는데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학생들은 나무만 보고 숲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와 같다. 따라서 전체적인 흐름에 중점을 두면서 교과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몇 차례 통독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기본 개념을 파악하고 수능 기출문제와 평가원 모의고사 등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출제 경향을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 간의 출제 경향을 분석해 보면 탐구문제의 인식능력, 탐구의 설계 및 수행능력, 자료의 분석 및 해석 능력, 결론 도출 및 평가능력, 가치판단과 의사결정 능력 등에 주안점을 두는 문제가 많다. 이를 위해서는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철저히 파악하고, 각종 도표와 그래프 및 다양한 통계 등의 자료를 분석해봐야 한다. 모든 단원을 균형 있게 공부해 통합적 사고력을 기르는 한편 실생활과 시사 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교과서와 연결시키는 문제에도 대비해야 한다.

▶ 과학

우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에 충실하면서 응용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과정에서 원리와 기본 개념이 활용되는 방식에 유의해야 한다. 문제풀이를 할 때는 올바른 접근 방식에 따라 풀이를 해야 한다. 실험과정과 도표 등의 해석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실생활과 관련되는 법칙들을 제대로 이해해 두어야 한다. 교과서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난 후에 특별히 취약한 단원들을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고득점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통합교과적인 문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 수험생 유의사항

▶ 자신 없는 과목도 포기하지 말라=수능시험 특성상 맹목적인 암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암기하려 할 때 시간 부족을 느끼기 쉽고 학습의욕도 저하된다. 심리적 부담이 커지고 시간에 쫓기다 보면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평소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을 포기하기가 쉽다. 그러나 수능 문제 중 상당수가 기본적인 원리와 개념만 이해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들이다. 어려운 문제집을 붙잡기보다는 교과서 수준의 기본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수리영역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 취약 부분을 점검하라=평소 모의고사나 문제집을 풀 때 한 번 틀렸던 부분이 계속해서 틀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개념이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공부한 문제집과 모의고사 문제에서 틀렸던 것을 반드시 다시 확인하며 틀린 이유를 점검해야 한다.

▶ 생활리듬을 낮 주기로 바꿔라=상당수의 수험생들이 야행성 생활에 길들여져 있다. 이제부터 서서히 생활리듬을 낮 주기로 바꾸어야 한다. 가능한 한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낮 동안에 최상의 컨디션과 맑은 정신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면 시간을 평소보다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루 6시간 이상 자고 깨어있는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하도록 해야 한다.

▶ 자신감을 갖고 마음을 안정시켜라=현 시점에서는 누가 좀 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의해 승패가 좌우된다. 하루하루 계획한 만큼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서 가슴 속에 성취감을 쌓는 것이 안정감과 자신감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하루 일과가 시작될 때와 마칠 때 '나는 나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선택 과목 학습 전략을 세워라=사회, 과학의 경우 자신이 지망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목은 좀 더 시간을 할애해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선택한 4과목의 평소 점수가 비슷하게 나온다면 끝까지 네 과목을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느 과목이 표준점수에서 유리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별히 점수가 나오지 않는 과목이 있다면 신중히 판단하여 그 과목 대신에 다른 과목을 열심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시간조절 훈련을 하라=남은 기간 동안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전 과목이 들어있는 모의고사 문제를 구하여 정한 시간 안에 문제를 다 풀어보는 연습을 하면서 속도조절 훈련을 하면 크게 도움이 된다. 이는 마라톤에 비유하면 풀코스를 완주하는 훈련이다.

▶ 방송교재를 챙겨라=적절한 실전문제집을 제대로 선택할 수 없을 때는 방송교재를 풀어보는 것이 좋다. 방송교재는 실질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의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상위권은 문제풀이만 하면 되고 중하위권은 수준에 맞는 방송을 들으면 막연한 공백 상태를 막을 수 있고 기본 개념을 정리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 점수대별 전략

▶ 상위권=상위권 대학의 인기학과는 소수점 단위로 당락이 결정될 정도로 합격점 부근에 많은 학생들이 밀집되어 있다. 그러므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의수능 성적만 믿고 방심해서도 안 되며, 어려운 문제만 골라 풀어서도 안 된다. 어떤 난이도의 문제든 한 치의 실수도 생기지 않도록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문제풀이를 통해 응용력과 추리력을 기르되 기본적인 내용은 거듭 확인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해마다 최종 마무리 학습에 성실하지 못해 고득점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 중·하위권=남은 기간 동안 큰 폭의 성적 향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새로운 문제집을 건성으로 보기보다는 지금까지 본 책에서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좋다.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원리와 개념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문제집은 쉬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 등에서 틀렸던 문제를 다시 살펴보고 취약점을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 :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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