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초등학교 1학년생인 아이가 아직도 한 번씩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씁니다. 억지로 달래 보내기는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되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학생들이 있다고 하는데 어릴 때의 문제와 관련이 있는 걸까요?
답 : 일반적으로 말하는 등교 거부 증상은 초·중·고에 걸쳐 두루 나타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경우 예전에는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분리 불안 증상이 많았으나 어린이집부터 유치원을 거치며 혼자 다니는 데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에게 순수 분리 불안은 그다지 보이지 않습니다.
등교 거부의 원인으로 종전에는 성적 문제가 가장 먼저 꼽혔지만 요즘은 친구 관계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건강한 친구 관계가 학교생활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느냐의 관건이 되는 셈이지요. 마땅한 친구를 사귀지 못해 학교 가기를 싫어한다면 의도적으로 친구를 붙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과 의논해 짝을 지어 같이 다닐 수 있는 친구를 한 명만 만들어줘도 크게 나아집니다. 학급에 적절한 아이가 없다면 이웃 어머니들에게 부탁해도 될 것입니다. 한 명의 친구를 사귀고 나면 더 많은 친구를 사귀는 것은 쉽습니다.
공부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닐 때는 시간이 많고 공부할 것도 없어 마음대로 놀 수 있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사정이 크게 달라집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를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컴퓨터 게임을 할 시간도 없다면 학교나 학원에 가는 일에 짜증을 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는 부모가 적절한 선에서 타협해 적당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여유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이 안 되거나 조금만 싫은 요소가 있어도 못 견디는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끈기를 기를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처음에는 괴로움이나 스트레스의 보상이 될 수 있는 일들을 허용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가령 인형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선생님과 의논해서 쉬는 시간에 인형을 갖고 놀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오늘 학교에 가서 틈틈이 이걸 만들어 오너라"하며 만들기 재료를 쥐어주면 즐겁게 등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보춘(종로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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