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대구 동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설 여야 주요 후보들이 결정되면서 선거전이 본격 시작됐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최고의 카드'를 후보로 내세워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그러면 대구 동을은 어떤 곳이고,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뭘 바랄까? 지역 발전일까, 아니면 현 정권 심판일까?
◆어떤 곳인가
동을 선거구는 금호강 건너 편에 위치했다. 속칭'강동'이라고들 한다.
도평, 불로·봉무, 지저, 동촌, 방촌, 해안, 안심1, 안심2, 안심3·4, 공산동 등 10개 동이 있으며 대구 시내와는 달리 도농 복합이라는 지역적 특징을 갖고 있다. 선거구 10개 동 중 지저, 동촌, 방촌, 안심1·2, 안심3·4동 등은 대단위 주택지로 도시에 가깝고, 나머지는 경북의 농촌 지역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런 지역적 특성과 함께 동을은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다. 저탄장 이전 및 대구선 이설, 그린벨트, 동촌비행장 등이 지역 발전의 걸림돌로 꼽힌다. 따라서 지역 개발에 대한 주민들 희망 또한 어느 지역보다 강하며, 이는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표심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곳에서 태어나 결혼까지 했지만 6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슈퍼마켓 주인 남화자(62·여·대구 방촌동) 씨의 말은 이 같은 지역 형편을 잘 보여준다. 또 이곳은 경북 동부지역인 영천, 경주, 경산, 포항 등과 대구를 잇는 관문이다.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은 지난 7월 말 기준 유권자 15만2천76명 중 30~40% 정도가 영천, 경주, 경산, 포항 등 경북 동부지역 출신이거나 연고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향 사람', '뿌리 찾기' 전략이 의외의 변수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그래서 열린우리당은 이미 "대구·경북은 한 뿌리"라는 전략을 세웠다. 그 첫 공약으로 지하철 1호선 종착역인 안심역과 신 대구선(동대구~하양~영천) 복선화 추진을 발표한 상태. 공공기관 동구 유치가 인근의 하양, 영천의 공동 발전을 가져온다는 논리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경북도당이 지난달 영천·경산·경주·포항·청송 등 5개 시·군의 당원협의회 간부 50명을 소집해 시·군 내 동을 연고자를 최대한 확보하는 데 주력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최근 후보를 확정한 한나라당도 동을에 전화하기 등 다양한 연고자 홍보전략을 준비 중이다.
◆바닥 민심은
이강철 캠프의 조성근 홍보 담당자는 "지역 발전에 대한 주민들 기대가 피부에 와닿는다"며 선거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김규학 청년위원장은 "경제통인 유승민 후보가 직접 유권자들을 만나면 분위기가 현재와 사뭇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야 실세 대결로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바닥 민심은 아직까지'냉탕'이다.
'동을 토박이'라는 김원득(52·동구 방촌동) 씨는 "동을이 대구에서 가장 낙후됐지만 누가 당선돼도 하루 아침에 발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전에도 많은 후보들이 지역 발전 공약을 내세웠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방촌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임모(47·여·동구 검사동) 씨는 "누가 당선돼도 서민들 삶과는 상관없더라"며 "국회의원들은 믿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속는 셈 치고, 지역 발전에 기대라도 걸어 보자는 속내도 내비쳤다.
주부 손모(51·여·검사동) 씨는 "동촌비행장 이전이 가장 큰 바람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고, 공공기관이 들어와 땅값이라도 올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모(50·방촌동) 씨는 "지역 발전을 가져오는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 이웃의 여론도 비슷하다"며 "당장 호구지책이 절실한데 현 정권의 실정에는 관심없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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