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東乙, 재선거 불명예가 부끄럽거든…

이거 또 전국적인 우스갯거리가 되는 것 아닌가? 대구 동을(東乙)이 걱정이다.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 유승민 의원을 전략 공천함으로써 텃밭 사수, 전면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멀쩡한 비례대표 의원을 '지역구' 의원으로 바꾸겠다는, 그래서 정치 도의상 문제가 많은 박 대표의 발상의 밑바닥엔 대권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 발상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은 또한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다. '청와대 수석'으로 체중을 불린 다음, '지하철 3호선'까지 타고 온 것을 보면 그 또한 이번이 '마지막 기회'임을 절감했음에 틀림없다. 성공한다면 지역 구도 타파는 '덤'일 터이다.

참으로 걱정스런 것은 이런 몇 가지다. 노(盧)-박(朴) 대리전은 이제 불가피하고, 그것은 과열과 공약(空約) 남발과 지역 분열로 이어져 결국은 정치 불신이 덧칠될 것이란 점이 하나다. 동을 선거를 통해 왜 대구가 지역주의의 표상인 것처럼 두벌 죽임을 당해야 하느냐, 그래서 마치 '동을'이 무너지면 지역주의가 타파되고, 안 무너지면 "망령 돌아오다"식의 우스갯감이 돼야 하느냐 하는 것도 하나다. 지역구 243곳 중 탈이 난 한 곳의 보충에 불과하다고 치부하는 것만이 '동을'을 제대로 지키는 길이다.

그러므로 동을 주민들은 '대리전'이란 말에 속지말기 바란다. '대리전이 아니다'는 강변에도 속지 말기 바란다. 낙하산을 탄 박승민 아니 유승민 씨와, 노 대통령이 팍팍 밀어주는 이강철 씨 두 양반 다 '빽' 없이 홀로 설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공약에도 속지 말기 바란다. 공약 실현 못하면 의원직 내놓겠다고 큰소리 치거든 둘 다 거짓말쟁이로 알기 바란다. '영천'을 기억하기 바란다. 전례로 보아 지금 한쪽은 공약을 남발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한쪽은 '정권을 되찾는 것이 대구 발전과 직결된다'고 거짓말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재선거'는 불명예다. 모두가 부화뇌동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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