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현대차를 소유한 운전자들의 차량 수리비 및 경정비 부담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차부품을 할인해 판매해오던 대구지역 현대모비스 부품대리점들이 내달부터 소매상들에게 소비자가격으로 공급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구지역 1천여 곳에 이르는 자동차부품소매업체와 카센터 등 경정비업체들은 대리점들이 사실상 부품가를 인상한 데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담합행위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5일 현대모비스 부품을 취급하는 대리점들의 모임인 대구시현대부품대리점협회에 따르면 이제까지 소매업체에 부품가를 10%가량 할인·판매하는 행위를 내달부터 금지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특히 대리점협회 측은 이 약속을 어기고 할인·판매를 계속하는 대리점들에 대해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대구시현대부품대리점협회 관계자는 "대리점들이 많은 데다 서로간의 할인 경쟁으로 마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업계가 공멸한다는 위기감 때문에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일부 대리점들도 제재 때문에 동참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대리점 대표는 "협회에서 결정한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며 "단골 소매상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부품 소매상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소매상들은 "대리점들의 할인판매 폐지는 자율로 결정해야지 강제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대구공정거래사무소에 대리점들의 담합행위를 신고할 예정이다. 자동차부품소매업자 김모(55·대구시 북구 태전동) 씨는 "경기 불황으로 장사가 안 되는 상황에서 대리점들이 일방적으로 부품 할인판매를 폐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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