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과 생명윤리, 양면성 고민할 때

한국 가톨릭이 생명윤리 문제를 안고 있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대안으로 성체 줄기 세포 연구 지원에 나섰다. 가톨릭 서울대교구는 5일 성당 짓는 것을 포기해서라도 재원을 마련, 성체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 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생명 경시 풍조에 더 이상 침묵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수정된 배아가 파괴되는 방식 대신 가톨릭이 대안으로 내 놓은 성체 줄기세포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로 임상에서도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성체 줄기세포 연구로도 난치병 치료가 가능하다는 가톨릭계의 주장은 황 교수팀의 세계적 성과에 열광한 사회로부터 외면 받았다. 그런점에서 이번 가톨릭계의 선언은 우리에게 과학과 생명윤리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다.

서울대 황 교수팀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생명윤리와 관련 국제사회의 우려를 안고 있기도 하다. 배아복제 연구가 가져 올 미래의 위험성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와 사회는 세계 최초의 연구업적을 우리 손으로 해 냈다는 것에만 열광,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외면해 왔다.

가톨릭의 성체 줄기세포 연구 지원 선언은 과학 연구결과가 품고 있는 사회 윤리적 의미는 간과한 채 외면에만 열광해 온 사회적 분위기를 냉정하게 돌아 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황 교수를 포함한 국내 생명공학자들이 조만간 발표할 '생명과학 연구윤리 헌장'은 '우리의 연구활동이 생명의 존엄성을 침해하지 않고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의 파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과학과 윤리의 양면성을 사회 전체가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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