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1세기 로마 시인 스타티우스가 쓴 서사시 '아킬레스 이야기'의 한 토막. 바다의 님프인 '테티스'는 자기 아들 아킬레스가 인간이라는 결점만 빼고 나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아들을 독이 들어 있는 스틱스 강물에 여러 차례 담갔다 뺐다 했다.
피부에 상처가 생겨도 견딜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테티스는 아들을 스틱스 강물 속에 완전히 집어넣지 않았기 때문에 몸의 아주 조그만 부분은 물에 젖지 않고 마른 채로 남아 있었다. 그것은 그의 발꿈치 즉 아킬레스건.
아킬레스건 통증은 가장 흔한 스포츠 손상 가운데 하나다. 달리기를 즐기는 스포츠 동호인 10명 가운데 1명꼴로 이 부위에 통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킬레스건은 종아리 근육을 발뒤꿈치뼈인 종골에 부착시키는 건이다. 이 부위의 통증은 대부분 달리거나 뛰는 등의 반복적인 동작을 할 때 가해지는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다.
발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모두가 다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정강이뼈가 활처럼 휜 구조를 하고 있거나 발의 아치가 너무 낮은 평발이거나, 발의 아치가 너무 높은 요족이어도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잘 생긴다. 종아리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운동을 해 종아리 근육이 지나치게 짧아져 있어도 아킬레스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있으면 이 부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한 다음 통증이 사라지면 서서 발꿈치들기와 같은 운동으로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전통적인 재활방법이 아킬레스건 통증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웨덴의 북부스웨덴 대학병원 스포츠의학센터는 심한 아킬레스건염을 갖고 있는 달리기 선수 3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15명에게는 전통적인 재활방법인 서서 발꿈치들기 운동을 시켰고, 다른 15명에게는 서서 천천히 발꿈치를 내리는 운동을 시켰다.
12주간의 운동결과 발꿈치들기 운동을 한 선수들은 통증이 전혀 좋아지지 않았을 뿐더러 수술을 한 다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반면 발꿈치 내리는 운동을 한 선수들은 통증이 사라졌으며 운동을 다시 시작해도 재발하지 않았다.
발꿈치 내리는 운동을 하는 요령은 간단하다. 계단이나 평지보다 15~20cm 높은 단 위에 발 앞쪽 끝으로 서서 발꿈치를 들어 올린다. 그런 다음 천천히 발꿈치를 내린다. 올릴 때는 1초 정도 내릴 때는 5초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이런 동작을 1회 12회, 3세트를 반복하면 된다.
아킬레스의 어머니 테티스는 아킬레스건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인류는 아킬레스가 죽은지 2천여 년이 지난 다음에야 아킬레스건을 강화하는 운동을 발견했다. 테티스가 종아리 내리는 운동을 알았더라면 아킬레스건이란 말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종균(운동사 닥터굿스포츠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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