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차장이 상가 전용으로 전락해 학부모 및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모두 81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대구 달서구의 이 학교 주차장은 교직원 차량을 뺀 여유분이 30면 정도 있지만 인근 상가에서 모두 차지해 버려 학부모나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은 아예 없는 셈. 이 때문에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학부모와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
실제 6일 낮 12시 이 학교 수위실에 걸어둔 노트에는 학교 인근 23개 상가의 37대 차량 번호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주차 담당자는 "상가에서 주차 경비원을 고용해 학교 주차장 관리를 맡는 대신 상가차량들을 우선 주차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상가들은 주차대수에 따라 매달 3만~10만 원의 주차료를 모아 경비원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고교는 지난 2003년 10월부터 학교 주차장 관리를 인근 상가 번영회에 맡겼다. IMF이후 인력 구조조정으로 교육청 예산이 줄어 1년에 1천200만 원인 수위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 상가번영회가 고용한 주차 요원은 상가 차량의 주차 편의를 봐 주고 만차가 되면 일반 차량 통제를 해 왔다.
하지만 상가 차량들만 주차 공간을 '독점'하면서 학부모 및 주민 민원이 이어졌다. 상가들은 자체 차량뿐만 아니라 고객 주차까지 학교 운동장으로 유도하고 있기 때문. 인근 병원 3곳과 옷가게 1곳에는 이 학교 운동장을 이용하라는 안내문까지 붙어 있다.
주민들은 "학교 주차장은 엄연한 공공시설이지만 인근 상가들은 자기네 주차장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학교 주차장은 오후 2시만 넘어서면 바로 만차가 된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고교 한 관계자는 "학부모 차량들은 만차 때도 학교 운동장에 주차할 수 있도록 배려해 왔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하철 공사차량과 주민 자가용의 무차별 주차로 학교 운동장이 엉망이었지만 상가가 주차관리를 맡으면서 몰라보게 깔끔해졌다"며 "상가 차량들이 번호까지 등록해 고정 주차한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고 7일부터는 학교가 직접 주차 통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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