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급 시각장애인 송경태씨, 250km 사하라마라톤 완주

아름다운 불굴의 도전정신

2001년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터넷 음성 도서관을 만들어 화제가 됐던 전북시각장애인 도서관장 송경태(43·시각장애 1급·전주시 중화산동) 씨. 군 복무시절 수류탄 폭발 사고로 시력을 잃은 송씨는 지난달 25일부터 이집트에서 열린 이 대회에 참가해 일주일간 모래바람 및 고열, 갈증과 싸우며 250㎞를 완주, 당당히 완주 메달을 목에 걸었다.

1년여 간의 체력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21일 이집트로 출국한 송씨는 현지 시각으로 같은 달 25일 오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동쪽으로 500여㎞ 떨어진 지점에서 함께 출전한 한국 선수와 허리를 끈으로 연결하고 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새벽에 섭씨 10도까지 떨어졌다가 낮에는 50도까지 오르내리는 가혹한 일교차와 무릎 높이까지 푹푹 빠지는 모랫바닥, 거센 바람을 타고 쉴 새 없이 입으로 들어오는 모래, 2~3㎞가량 끝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모래언덕 등은 그의 의지를 계속 흔들었다.

첫날 30.5㎞ 코스에서는 물 섭취량을 조절하지 못해 4차례나 탈진으로 쓰러지기도 했으며 급격한 체력 소모로 배낭에 들어있던 음식을 절반 이상 버리기도 했다. 모래에 빠지는 종아리 부분은 화상을 입어 상처투성이가 됐고 밤에는 추위에 온몸을 비비며 체온을 유지하느라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지난 5일 밤 무사히 전주에 도착한 송씨는 "나를 끈으로 묶고 뛰느라 고생한 한국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달리기와 걷기를 반복하고 때로는 기어가며 나 자신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완주에 성공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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