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취업시즌이 돌아왔다. 지역대학 취업정보 게시판 주위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몰려들고 도서관은 토익책과 씨름하는 취업준비생들로 빼곡하다. 하지만 캠퍼스의 이런 삭막한 풍경을 느긋하게 바라보는 학생들도 많다. 내년에 졸업예정인데도 벌써 일자리를 얻었거나 졸업과 동시에 취업했기 때문. 이번주 취업면은 남들보다 먼저 일자리를 얻은 대학생 2명을 만나 그들만의 '취업노하우'를 들어봤다.
▲열정을 보여줬다
영남대 건축공학과 임규혁(26) 씨는 내년 2월 졸업 예정이지만 벌써 포스코건설에 취직했다. 임씨는 "최종면접에서 회사에 대한 열정을 숨김없이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고 취업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인턴교육이 끝난 뒤에도 회사 유니폼을 입고 다녔다.
"지하철에 탔는데 빈자리가 없고 노약자석만 있더군요. 피곤해서 앉고 싶었지만 회사 이미지를 생각해서 서 있었습니다. 이런 에피소드를 얘기했더니 면접관들이 웃더군요."
그는 면접도 철저히 준비했다.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뒤 준비생들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학교 취업정보센터의 도움을 받아 예상 질문을 추려내 캠코더로 녹화하면서 잘못된 점을 고쳤다. 이런 연습을 통해 면접에 대한 공포를 없앨 수 있었다는 것. 특히 포스코건설에 다니는 학교 선배를 만나 회사에 대한 소개와 함께 조언도 많이 받았다. 이 같은 연습을 통해 준비했던 예상질문들이 면접에서 많이 나왔다.
그는 또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방학을 이용해 러시아에서 한국의 전통문화와 음식을 소개하는 봉사활동도 했고 지난 대구U대회 때는 통역요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임씨는 이 같은 봉사활동도 취업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토익점수와 학점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자기소개서에 빈줄이 없을 정도로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적었습니다. 동아리와 학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던 것도 도움됐다고 생각합니다."
▲한우물만 팠다
지난달 계명대 경제통상학과를 졸업한 손광일(26) 씨는 현재 새내기 행원이다. 졸업도 하기 전 국민은행 공채시험에 합격했다. 손씨의 합격 비결은 자신을 특화시킨 것.
그는 2학년 때부터 금융관련 직장을 구하겠다고 마음 먹고 자격증 취득에 정성을 쏟았다. 손씨는 투자상담사, 선물거래상담사, 금융자산관리사, 외환관리사 등 금융관련 자격증을 8개나 땄다.
"영어공부와 학과 성적보다는 자격증 취득에 더 정성을 쏟았습니다. 어학연수도 가지 않았고 토익점수는 720점밖에 안됩니다. 하지만 금융관련 지식에는 누구보다 자신있습니다."
그는 경제지와 지방지 등 신문을 구독하면서 경제관련 기사를 꼼꼼하게 스크랩했다. 또 금융감독원 등 금융기관의 모니터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취직준비도 하고 공부도 했다.
손씨는 한마디로 한 우물만 팠다. 대학 2학년 때부터 오직 금융관련 직업을 갖겠다고 결심하고 매달린 것. 경제학을 복수전공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취직이 어렵다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뭐든지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쉽게 포기하지 말고 밀어붙이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손씨는 특히 지방대생이 취업에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역할당제'를 실시하는 기업들도 느는 만큼 자신만의 '무기'를 개발한다면 취업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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