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주시-MBC-경찰서 '진실게임 중'

상주 공연장 참사 발생 5일째를 맞은 7일. 유족들은 눈물바다 속에서 고인들의 장례절차를 마쳤지만 사건 관련기관들의 책임공방 속에 사고원인, 책임자 규명, 보상문제 등 그 어느 것도 진전이 없다. 수사를 맡고 있는 상주경찰서가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제자리걸음 수사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경찰청은 상주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고 경북경찰청은 수사본부장을 상주경찰서장에서 도 수사과장으로 바꾸며 분위기 일신을 꾀하고 있다. 또 대구지검은 수사지원반을 구성하고 부부장 검사를 파견하기도 했지만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없는 형편이다.

■경찰 "출입문 사전 개방 요구 묵살" - MBC "그런 대화 한적 없다"

'누가 출입문을 통제하고 왜 직3문만 개방했는가'를 두고 상주경찰서와 MBC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상주경찰서 김상용 경비교통과장은 "사고 당일 오후 5시25분쯤 운동장 정문 앞에서 MBC 담당PD를 만나 사고 위험이 있으니 미리 문을 열자고 했으나 리허설을 이유로 거부당했다"며 "당시엔 사람이 많이 없어 문만 일찍 열었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담당PD인 김엽(48) 씨는 "중계차 안에서 리허설을 점검하고 있었다"며 "경찰과 만난 적도 없으며 출입문 통제권이 방송사에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상주시 "행사 대행업체 MBC가 선정했다" - MBC "상주시가 선정했다고 통보한 협조 공문 있다" 행사경험도 부족한 신생 기획사에게 이 행사를 맡긴 이유도 의혹이다.6일 김근수 상주시장은 MBC와 상주시축제추진위가 체결한 약정서에 명시된 '공연 대행사는 (사)국제문화진흥협회로 한다'는 부분의 선정 주체를 두고 "MBC측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담당부서장인 김영휘 새마을과장은 "상주시는 MBC가 선정한 대행사에 대해 보증 성격의 약정만 체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BC 방성근 PD는 "상주시와 약정서를 체결하기 전에 상주시가 대행사를 (사)국제문화진흥협회로 선정했다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내왔다"며 "이 공문은 경찰서에 제출했으며 언제라도 공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경찰 "병력 지원요청 받은적 없다" - 상주시 "안전관련 기관회의를 통해 공문 보냈다" 상주시는 "9월 26일 소방서와 경찰 등이 참석한 안전관련 기관대책회의에서 전경 2개중대 230여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지원요청 공문을 보냈다"며 공문을 공개했다.

반면 경찰은 "지난달 26일 상주시청 새마을 과장이 경찰서를 방문해 시설경비인력은 70여 명이 있으니 교통정리 업무만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경찰은 무대주변의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 30여 명을 무대주변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경찰력 지원에 대해 협의한 사실은 있으나 지방청에서 지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식 공문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사진: 김근수 상주시장이 6일 상주공연장 참사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려 하자 한 유가족이 김 시장의 손을 뿌리치며 돌아서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