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식장·식당·소비자 모두 '충격'

송어·향어 발암물질 검출 파문

중국산 수입어류의 발암물질 검출에 이어 국내산 송어·향어에서도 발암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북지역 양식·유통업계는 온통 충격에 휩싸여있다. 6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전국 '말라카이트 그린' 검출 양식장 35곳 가운데 도내 10곳이 포함된 것.

관련 업계는 가뜩이나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있는 마당에 대형 악재가 또 터졌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전체 양식장이 오해를 받지않도록 모든 양식장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지약품도 아닌 만큼 정부 발표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게 나오고 있다.

□직격탄 맞은 양식업계

'말라카이트 그린' 검출 파문으로 송어 등 양식 민물고기 거래는 완전 중단됐다. 양식업계에 따르면 송어는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가 출하 성수기. 1년간 기른 송어를 이때 팔지 못하면 상품성과 가격이 바닥으로 떨어져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영주에서 송어양식장을 운영하는 김영순(45) 씨는 "청천 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라며 "직원들조차 출근해야 하는지 물어와 맥이 빠진다"며 양식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식당·유통업계도 전전긍긍

경북 동해안 등 바다물고기 횟집들도 불통이 튀지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포항의 경우 아직까지는 죽도어시장 등지의 손님 감소 등 별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100여 개 양식장의 출하량도 변화가 없다.

포항수협 이광국 판매과장은 "7일 새벽 동해안산 잡어 경매 결과 가격 하락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민물횟감에서 나타난 문제인 만큼 손님들이 바다횟감으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남구 ㅇ횟집 오문수(43) 씨도 "해양수산부가 바다 횟감에는 말라카이트 같은 발암물질이 검출될 수 없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안동시 안동호와 용상동 주변에 모여 있는 민물고기 식당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이곳은 주로 쏘가리, 메기, 자연산 민물고기 등을 취급하고 있지만 이번 파문으로 손님들이 민물고기를 사먹는 것 자체를 꺼려 개점휴업 상태인 것.

□어민들 반발

어민들은 사전에 대책도 세우지 않고 검사만 한 뒤 발표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천시 개령면 어말양어장 최상혁(53) 씨는 "말라카이트 그린을 사용하지 말라는 관련법 규정도 없고 양식장 업주들을 상대로 한 사전 교육도 없는 상태서 발표를 하면 송어·향어 양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격분했다.

그는 "지난 5월 해양수산부 주관으로 있었던 교육에서도 말라카이트 그린 사용과 관련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며 "빚더미에 앉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말라카이트 그린이란

말라카이트 그린은 발암물질로 알려진 화학약품이다. 섬유·목재·종이·잡화 등의 염색 또는 체외진단용 시약, 지시약 등으로 사용되며 수산물에는 연어·송어의 부화난에 기생하는 균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사회2부·경제부

사진: 말라카이트 그린 검출로 양식업계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영주시내 한 양식장 주인이 송어를 채로 건져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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