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다훈, '결혼합시다'로 브라운관 복귀

'허풍쟁이 노총각. 서른일곱 나이에 재산이라곤 덜덜이 구형 자동차 한대가 전부. 수입자동차회사 영업사원 신분을 이용, 수입차를 몰고다니며 헌팅하는 게 낙이다.'

이런 캐릭터에 가장 잘 어울릴만한 배우는 누굴까? MBC 새 주말극 '결혼합시다'의 제작진인 최이섭 PD와 예랑 작가는 주인공 정재헌 역으로 주저없이 윤다훈을 선택했다. 2년 이상 브라운관을 떠나 있었기에 감춰왔던 코믹 연기의 에너지와 끼를 이번 작품에서 폭발할 것이라는 믿음도 작용했다.

8일 첫 방영을 앞둔 윤다훈은 새 작품에 대한 의욕으로 완전히 딴 사람이 돼 있었다. "저 어때요? 술도 끊고 살도 뺐는데…. 2년반만에 만나뵙는 거라 정말 준비 많이 했어요. 괜찮아 보이나요?"

사실 꿈에 그리던 연기를 다시 하게 됐으니 환골탈태는 당연지사. 그 좋아하는 술을 한달반 전에 딱 끊었다. 술 자리에 굳이 가야 하면 냉녹차나 우롱차를 시켜놓고 홀짝댄다. 얼마전에 김민종 등과 거나한 술 파티를 벌였는데 단 한잔도 안 마셨다. 술 권하는 사람들을 막는 보디가드 역할은 김민종이 맡고 있다.

볼 살도 쏙 뺐다. 아침에는 주스나 누룽지 한 그릇만 먹고 점심 한 끼 먹고 저녁은 굶는 삶을 몇달째 이어오다보니 7kg이나 빠져 나이를 거꾸로 먹은 듯 젊어보인다.

무엇보다 첫 작품, 첫 배역이 너무 마음에 든다. 허풍쟁이지만 순수한 주인공 정재헌이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과 비슷해 더욱 더 애정이 간다고. "정수기 팔던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 정수기 팔아주겠다며 불러서 가보면 집들이한다고 음식 준비 도우라고 하고, 정수기 좀 옮겨달라고 해서 가보면 이삿짐 날라달라고 하고. 정말 옛날 얘기죠."

80년대초 연예인 되겠다며 부모님 반대를 뒤로 하고 가출한 후 겪은 일들. 서울역 방공호에서 생활하는 등 갖은 고생을 하며 청춘을 보냈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표정이다.

폭행 사건에 연루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시간을 반성하듯, 윤다훈은 최근 잇딴 선행으로 타의 모범이 돼 왔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의 홍보대사로 적극 활동중. 5일에는 촬영을 중단하기까지 하고 소아암 관련 행사에 달려갔다. 지난달엔 김민종, 차태현, 정준호 등 친한 연예인들과 함께 부산 지역에 따사모 레스토랑을 여는 등 청소년 장학사업에도 적극적이다.

'결혼합시다'와 함께 KBS 새 아침드라마 '걱정하지마'의 주인공으로도 캐스팅돼 행운이 겹쳤다. "인생의 악역을 한번 해 봤으니 드라마에서만큼은 악역 연기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에 걸맞게 이 드라마에서도 건강한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걱정하지마'는 이달 중 방영된다.

스포츠조선 정경희 기자 gumn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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