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안현수, 오노 꺾고 '금메달'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대들보' 안현수(20.한국체대)의 1위 질주는 지난해 세계랭킹 종합 1위였던 '라이벌' 아폴로 안톤 오노(23. 미국)도 막을 길이 없었다.

안현수는 7일 서울 목동실내링크에서 펼쳐진 2005-2006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월드컵 제2차 대회 남자 1,500ｍ 결승전에서 오노와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인 끝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안현수는 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중국 항저우 제1차 대회 1,500ｍ 결승에서 오노에게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깨끗하게 설욕했다.

반면 지난 제1차 대회 1,500ｍ에서 안현수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던 오노는 레이스 1바퀴 반을 남기고 이호석을 밀치는 반칙(임페딩)을 범해 최종 실격처리 되면서 '반칙왕'의 오명을 씻지 못했다.

예선부터 1위로 가볍게 시작한 안현수는 준준결승과 준결승까지 모두 1위로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면서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입증했다.

'10대 기수' 이호석(19.경희대)과 함께 결승에 나선 안현수는 3명이나 결승에오른 캐나다 선수들 및 오노와 치열한 선두싸움을 벌였지만 한국 특유의 팀플레이가빛나면서 나란히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결승 레이스 시작부터 선두로 치고나선 안현수와 이호석은 캐나다 선수들을 견제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1위 자리를 지켜냈다.

레이스 중반부터 피치를 올린 3명의 캐나다 선수들은 안정된 팀플레이를 펼치면서 한국을 압박했고 한국과 캐나다 선수들 사이에 낀 오노는 레이스 종반까지 5위권에 머무르면서 좀처럼 역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안현수는 안정된 코너링과 빠른 직선주력을 앞세운 한 수위의 기량으로가볍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선까지 마지막 1바퀴 반을 남기고 마지막 스퍼트에 나선 오노는 이호석을제치고 3위로 뛰어 올랐지만 끝내 안현수를 따라잡지 못한 채 5위에 머물르고 말았다.

레이스가 끝난 뒤 심판진은 협의 끝에 오노가 레이스 도중 이호석을 밀쳤다는판정을 내려 결국 오노의 실격을 선언했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 1,500ｍ 결승에서는 진선유(17.광문고)와 변천사(18.신목고)가 나란히 결승에 올랐지만 최종 2바퀴를 남기고 '베테랑' 양양A(중국)와 유럽의'최고수' 에브게니아 라다노바(불가리아)에게 선두자리를 잇따라 내주면서 아쉽게 3, 4위에 머물렀다.

안현수는 "부담이 많아지만 오노와 국내에서 처음 치른 맞대결에서 승리해 기쁘다"며 "올림픽출전권이 주어지는 3.4차대회에 맞춰 체력운동과 스타트 연습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안현수는 특히 "외국 선수들이 올림픽에 맞춰 몸을 만드는 과정이어서 쉽게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올림픽에 나가면 모든 선수들이 라이벌이 되는 만큼 긴장하고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