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늘진 곳 밝히는 '서민의 파수꾼'

김천署신임·실습 경찰관 4명 홀몸노인 돌보며 새 삶 열어줘

"불우 이웃에 대한 사랑 나눔도 경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임 및 실습생 경찰관 4명이 홀몸 할머니를 보살피며 새 삶을 열어주고 있다.김천경찰서 서부지구대 신임 경찰관 정기화(27)·황영익(24) 순경과 실습생 경찰관 황인성(24)·장연희(23) 씨 등 4명이 이차분(76·김천 부곡동) 할머니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달 중순 '집에 도둑이 자꾸 침입하는것 같다'는 할머니의 신고 전화를 받으면서다.

이들 경찰관들은 할머니 집을 찾아 대화를 나눈 결과 집에 도둑이 든게 아니라 할머니의 건강 악화와 장기간 혼자 지낸 탓 등으로 정신·육체적인 불안 증세 때문에 빚어지는 착각 현상으로 결론냈다. 이 할머니는 10여년 전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살아 온데다 수년전부터 당뇨, 척추염 등을 앓아 거동 조차 힘든 상태였다.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이들은 지구대 선배 경찰들과 의논해 할머니 돕기에 적극 나섰다. 할머니는 실제 홀로 살지만 자식이 있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지정은 힘든 상태.

동사무소와 의논한 끝에 긴급구호 자금 30만 원을 받도록 해 주고 김천 평화동의 정재호 한양정형외과 원장을 통해 평생 무료 진료 약속을 이끌어냈다. 또 지구대 자율방범대 연합회 권홍석(38) 대장을 비롯한 대원들은 할머니 집에 보일러를 비롯 싱크대, 벽지, 장판 등을 새로 설치해 주기로 약속했다. 김천사랑부녀회 이경자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매주 2회씩 할머니 집을 찾아 청소, 밑반찬을 제공키로 했다.정기화, 황영익 순경은 지난 7월13일 지구대에 첫 배치됐고 황인성, 장연희 실습생은 다음달 5일쯤 정식 경찰로 임용될 예정이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왼쪽부터 황인성, 장연희, 이차분 할머니, 황영익, 정기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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