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00자 읽기-두 글자의 철학

김용석 지음/푸른 숲 펴냄

우리는 흔히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 희망을 가지라는 다짐과 조언을 한다. 그러나 희망을 다짐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희망할 줄 모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가령 "두려움 없는 희망은 없고, 희망 없는 두려움도 없다"는 스피노자의 이 말 만큼 희망의 본질을 잘 꿰뚫은 표현이 없다. 희망을 힘든 현실을 극복하는 에너지로 내세울 때 우리는 희망의 엑스터시 이상으로 희망의 스트레스도 받기 때문이다.

저자인 철학자 김용석 교수는 이번 신작에서 이렇듯 생명·행복·유혹·안전·복수·질투·아부 등 두 글자로 이뤄진 개념 26개에 대한 상념을 유감 없이 풀어놓고 있다. 저자는 문학, 과학, 영화, 대중가요 등 다양한 문화텍스트를 동원하여 우리의 지식과 생각을 유쾌하게 자극한다. 저자의 눈에는 우리가 문명사적으로 다양한 가치들이 얽히고 설킨 '혼합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혼합적 사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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