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판에 뛰어든 '열혈 주부' 홍점선 씨

"깨끗한 선거를 치르는 데 젊은 힘을 보탤 겁니다."

요즘 홍점선(35·여·대구 동구 지묘동) 씨는 하루 수백 통의 전화를 받느라 바쁘다. 오는 26일 치러질 대구 동을 재선거를 앞두고 대구 동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자원봉사를 나섰기 때문이다.

중학생 두 딸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는 집안일 챙기랴, 선거 홍보하랴 하루 해가 짧기만 하다. 정치와 선거에 대해 젊은 층의 관심이 적다지만 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지난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때 시민들을 대상으로 처음 모집한 선거부정감시단에 응모한 것을 계기로 선거가 있을 때마다 공명선거 캠페인과 선거부정감시 등 자원봉사활동을 펼쳐온 것.

"아이들도 크고 무언가 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우연히 선거부정감시단을 모집한다는 플래카드와 구청 홈페이지 광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죠. 처음엔 남편이 아이들을 더 돌보고 나가라더니 지금은 적극적으로 밀어줍니다."

당시 선거부정감시단으로 활동한 단원들 중 뜻이 맞는 사람들이 뭉쳐 동선회(동구 선거부정감시단 모임)를 만든 지도 5년이 흘렀다. 이 활동을 하기 전에는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지만 지금은 회원들끼리 수시로 모임을 갖고 친목을 다진단다. 이번 선거에서도 14명의 회원들이 선거부정감시와 공명선거 캠페인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40대가 주축인 동선회에서 가장 젊은 홍씨는 이 모임의 활력소다.

지난 2000년 선거부정감시를 위해 현장을 누비던 홍씨는 당시와 현재의 선거판 분위기는 하늘과 땅 차이임을 실감한다고 했다.

"동구 지역은 자연부락이 많아 아직 옛 선거 모습이 남아 있지만 2000년 선거 때와 비교하면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그땐 향응 접대문화가 많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변두리 노인분들도 식사 대접 이야기만 나와도 손사래를 치지요."

홍씨의 마지막 당부는 많은 시민들이 선거에 적극 참여해 의사표시를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 "연세 드신 어르신들은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표시를 많이 하시지만 젊은이들은 그에 못 미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바꿀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 표, 한 표가 모여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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