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들의 아픔을 덜어줍시다."
8일 오후 2시 중구 대백프라자 옆 신천둔치는 부모 손을 잡은 꼬마들로 가득 찼다. 옹기종기 들어선 빨간 천막들 사이로 울긋불긋한 옷을 차려입은 허수아비들이 꼬마 손님들을 반겼다.
지역 영아 전담 어린이집 23곳이 모여 만든 단체인 '아가랑(회장 강영숙)'이 지난해에 이어 마련한 '제2회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한 아가랑 한가족 걷기 대회'가 열린 것. 이날 행사에는 500여 명이 넘는 가족들이 참가해 가을햇살을 받으며 신천변을 걸었다. 참가자들은 개인적으로 소아암 어린이돕기 성금을 내기도 했고, 주최 측은 간단한 음식판매를 통해 성금을 모았다.
김은경(35·여) 씨는 딸 유나(4·달서구 나경어린이집)의 손을 잡고 신천변을 걸었다. "가을 소풍 나온 기분입니다. 날씨가 좋아 걸을 만하네요.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다기에 성금도 따로냈습니다. 손녀를 챙긴다며 할머니도 함께 오셨어요."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걷는 유나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네 살 동한이는 부모가 직장일로 바쁜 관계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코알라처럼 할아버지 김진화(60) 씨의 품에 꼭 안겨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무거울 법도 하건만 김씨도 손자를 꽉 껴안은 채 환하게 웃었다.
강영숙 아가랑 회장은 "평소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야외에서 뛰어놀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아이들에게 조그만 보탬이나마 되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모은 성금은 매일신문의 이웃사랑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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