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야대 연극영화학과 10주년 … 졸업작품 '피그말리온' 공연

"컷! 엔딩장면 다시 갑시다."

가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의 졸업작품전 리허설 무대. 무대 위에 선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하다. 벌써 똑같은 장면이 네 번째 되풀이되고 있지만 누구 하나 짜증내는 법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들에게 이번 졸업작품전은 특별하다.

지역에서 가장 먼저 생긴 가야대 연극영화학과가 10주년을 맞는데다 작품 '피그말리온'은 기존 극단에서조차 선보인 적 없는 대구·경북 초연작이기 때문이다. 철학적이고 무게감 있는 작품을 제대로 공연하기 위해 20여 명의 학생들은 석달째 맹연습중이다. 8, 9일 봉산문화회관 공연을 앞두고 몇 주 째 새벽까지 연습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 눈치다.

"모두들 피곤하고 극은 제대로 안만들어져 초조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우다 보면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밖에 없으니 모두들 긴장하는거죠."

연출을 맡은 박건철(27) 씨는 사실 영화배우 지망생이다. 연출을 해보니 사람을 알아가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단다. "연기자마다 감정을 뽑아내는 방법이 달라요. 그 사람을 제대로 파악해야 비로소 연출을 할 수 있으니 제 연기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연극의 각색은 물론 의상, 무대 세트도 학생들이 직접 준비했다. 세련되진 않지만 1900년대 영국 런던의 모습을 재현하려 애쓴 모습이 역력하다.

이 연극의 공연시간은 장장 두 시간. 주인공 히긴스 역을 맡은 박종희(25) 씨는 단 3분을 제외하고 연속 출연한다. "대사 외우는 거야 반복연습으로 가능하죠. 잠 못자고 밥 제때 못먹는 것을 제외하면 별로 힘들지 않아요. 앞으로 연기생활을 계속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무대 밖에서는 스태프들의 준비가 한창이다. 조한울(23) 씨는 연기지망생에서 분장 전문으로 전공을 바꾼 경우. 직접 무대에 서진 않지만 배우들의 분장을 보면 뿌듯해진다.

리허설이 끝나고 학내 공연이 시작됐다. 관객은 겨우 10여명.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1천 명의 관객을 앞둔 양 진지하다. 그들의 눈빛에는 앞으로 이들이 영화와 연극 무대에서 활약할 꿈이 담겨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