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성미, 14일 대망의 프로 데뷔전

프로골프 선수 위성미(16.나이키골프)가 14일(한국시간) 전세계 골프팬과 골프 전문가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데뷔전을 치른다.

나이키골프와 소니에서 연간 1천만달러를 받아내며 하루 아침에 '스포츠 재벌'로 떠오른 16세 소녀가 프로 선수로 첫 걸음을 내디디는 무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85만달러).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파72.6천462야드)에서 4일간 72홀 스트로크플레이 방식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천재소녀'의 데뷔 무대로는 안성맞춤이다.

이 대회는 최근 2년간 LPGA 투어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스타 플레이어만 불러 들여 치르는 '스타워즈'나 다름없다.

출전 선수는 작년 상금왕, 작년 최저타수 1위 선수, 그리고 올해 4개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올 시즌 상금랭킹 상위 랭커들로 채워진다.

단 1명의 스폰서 초청 선수가 바로 위성미다.

위성미가 앞으로 프로 무대에서 어떤 입지를 다질 수 있을 지 가늠하는데는 더없이 적절한 무대인 셈이다.

컷오프 없이 출전 선수 20명이 4일 내내 경쟁을 펼치기 때문에 '프로' 위성미의 경기력을 낱낱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다.

이미 LPGA 투어 대회에서 2차례나 우승 문턱까지 올라서봤던 위성미로서는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한다는 원대한 포부.

장기인 장타력에 프로 전향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연마한 쇼트게임이 기량만 보태진다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몸값 거품론'을 잠재우려면 우승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조급증을 내거나 프로 선수로서의 심리적 압박감을 견뎌내지 못한다면 위성미의 데뷔전은 기대이하의 결과로 귀결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또 위성미가 상대해야 하는 선수는 하나같이 LPGA 투어 현역 최고의 스타들이기에 위성미로서는 쉽지 않은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가장 큰 위협은 최근 쇠락 기미가 엿보이고 있다지만 큰 대회에 강한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꼽히고 있다.

올해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7승이나 쓸어담으며 독주하고 있는 소렌스탐은 위성미의 프로 데뷔전에 들러리나 서지는 않겠다는 태세다.

소렌스탐은 이곳 빅혼골프장에서 지난 2001년 타이거 우즈(미국)와 카리 웹(호주), 데이비드 듀발(미국) 등과 함께 세기의 성대결을 펼친 적이 있고 작년 같은 코스에서는 18언더파 270타라는 뛰어난 성적을 내며 우승을 차지해 코스에 대한 자신감도 크다.

더구나 소렌스탐은 이 대회를 3차례나 제패해 이번이 4번째 우승 도전.

아마추어 시절 위성미의 미국 국가대표 동료이자 경쟁자였던 '슈퍼루키' 폴라 크리머(미국)와 프로 선수로서 대결을 펼치는 것도 흥밋거리다.

"위성미에게 져 본 적이 없다"고 호언해온 크리머는 올해 위성미가 출전했던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2승을 수확하며 LPGA 투어에 '10대 돌풍'을 불러 일으킨 주역이다.

크리스티 커(미국),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마리사 바에나(콜롬비아), 로지 존스, 팻 허스트(이상 미국),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 등도 노련미와 기량면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선수들이다.

특히 '따뜻한 동포 언니'들에서 '경쟁자'로 처지가 바뀐 '한국 낭자군'의 벽도 두텁다.

올해 메이저 왕관을 차지한 장정(25)과 김주연(24.KTF), 그리고 이미나(24), 박희정(25.CJ)은 99년 박세리(28.CJ) 이후 이 대회 한국인 우승자 탄생을 노리는 강자들이다.

슬럼프에 빠져 있지만 그동안 절치부심하며 샷을 가다듬은 박지은(26.나이키골프) 역시 화려한 프로 데뷔전을 꿈꾸고 있는 위성미에게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위성미를 포함해 모두 6명이나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시즌 7번째 우승을 달성해낼 지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SBS와 SBS골프채널이 4라운드 내내 생방송으로 경기를 중계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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