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드보카트 12일 이란전 첫 시험

양팀 해외파 박지성-카리미 대결

12일 저녁8시 서울 상암구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이란과의 축구대표 평가전은 우리 선수들과 국내 팬들에게 강한 승부욕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부임한 이후 한국 대표팀의 실력을 처음 평가하는 경기이지만 이란과의 한 판 승부는 단순한 평가전을 넘어서 예전에 당한 패배의 아픔을 갚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역대 전적은 7승3무7패로 호각세이지만 이란은 지난해 7월 아시안컵 대회 8강전에서 한국을 4대3으로 눌렀고 96년 아시안컵 대회때는 6대2 패배의 치욕을 안겨주었다. 한국 축구는 난적 일본, 최근 월드컵 예선에서 잇따라 패배를 안겨다 준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포함, 다른 어느 아시아 국가대표팀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있으나 이란과의 경기에는 부담감을 느껴왔다. 그만큼 이란은 강한 팀으로 평가되고 있고 이란이 이번 평가전 상대로 초대된 이유이기도 하다.

10일 오전 입국한 이란 대표팀의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은 "한국은 강한 팀이고 우리는 주전 일부가 빠졌지만 승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장담했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이 감독은 지난달 중순 "이란은 2006년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보다 강하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란은 이런 자신감을 가질 만할 정도로 강한 팀이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에 의해 아시아 최우수선수에 뽑힌 미드필더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를 비롯, 바히드 하셰미안(하노버.FW) 모하람 나비드키아(보쿰.MF) 페레이둔 잔디(카이저스라우테른.MF) 등 독일 분데스리거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중인 수비수 라흐만 레자에이(메시나) 등이 포진해 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 주전급인 백전 노장 알리 다에이(피루지)와 분데스리거 메흐디 마흐다비키아(함부르크), 알리 레자 바헤디-니바흐트(알 와슬)는 부상 등으로 빠진다.

이란은 강한 체력과 스피드, 개인기와 파괴력 등을 고루 갖춰 아시아에서 유럽 스타일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7월 아시안컵 대회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이러한 경기 스타일을 선보였으며 카리미는 높은 골 결정력으로 해트 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한국 역시 강한 체력과 기술, 스피드를 갖췄다. 월드컵 4강 멤버의 주역들이 건재하며 특히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한 단계 더 성장, '한국 공격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거기에다 부드러우면서도 골 결정력이 탁월한 박주영(20.FC서울)까지 가세, 이란의 골문을 유린할 태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란과의 평가전을 준비하면서 강한 압박과 공격을 강조, 한국의 화력이 드높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박주영과 박지성이 좌우 윙포워드로 나서고 원톱에는 안정환과 이동국이 킬러 능력을 시험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드 진에는 공격력이 좋은 김두현과 백지훈, 좌우 윙백에는 김동진과 조원희 등이 거론된다. 한국은 원 톱의 파괴력과 결정력이 세계 정상급에 미치지 못하므로 공격진과 미드필드진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양 팀 해외파간의 대결, 특히 서로 경계 대상 1호로 꼽고 있는 박지성과 카리미의 대결, 이란의 샛별인 윙백 호세인 카비(20)와 박주영의 대결 등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이번 평가전에서 특히 평가받아야 할 부분은 한국의 수비력. 2002년 월드컵대회 4강의 원동력이 됐던 한국의 '스리 백'은 그 후 약화됐으며 이제 2002년 수준으로 복원되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월드컵 4강의 주역으로 국가대표팀에 복귀한 노장 최진철을 비롯, 유경렬, 김영철, 김진규 등이 이란의 파괴력있는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지가 중요한 시험과제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사진: 한국 축구대표선수들이 이란전을 앞두고 10일 오후 파주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