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 선수-대구FC 신병기 오장은

가을 볕이 따사로운 11일 오후1시. 동아대와의 연습경기를 하러 가기 전 대구FC의 오장은이 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숙소에서 나왔다. 삼성하우젠K리그에서 처음 1위에 올라 대구FC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그는 1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후기리그 접어들면서 팀에 많이 적응했어요. 앞으로 더 잘해 나갈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그라운드에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것과 달리 오장은은 스무살 청년의 순수함이 깃든 표정과 차분한 어조로 말을 시작했다. 175cm의 크지 않은 키(몸무게 73kg)에 팀의 막내인 그는 최근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헤딩슛으로 K리그 첫 골을 넣었고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박종환 대구FC 감독도 "장은이가 요즘 좋다"며 흡족한 표정이다.

오장은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야심을 다져왔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때 축구를 시작한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인 2000년 축구 유학을 위해 벨기에로 갔다. 어린 나이지만 축구로 성공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했던 그를 그의 부모들도 후원해줬다. 그러나 벨기에 1부리그 몰렌빈클럽 18세 이하 팀에서 뛰던 그는 깊은 외로움과 의사소통 문제 등 힘든 이국생활로 인해 유학 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일본 J리그의 FC도쿄로 옮겨간 그는 FC도쿄의 기대주였으나 이번에는 외국 선수 출장제한 규정에 걸려 경기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자 J2리그 팀들과 국내 K리그의 팀들로부터 오라는 제의가 이어졌고 그는 깊이 생각한 끝에 올 3월 적극적으로 나선 대구FC를 선택했다.

"세계 청소년대회에서 예선 탈락한 뒤 후유증이 좀 있었어요. 저뿐만 그런게 아니고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였죠"

오장은은 올 6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 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박주영, 김승용, 김진규 등과 함께 청소년대표로 활약, 16강 진출이 기대됐으나 예선 탈락하고 말았다. 그 후유증으로 한동안 침체됐던 그는 최근 기량을 회복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이지만 날카로운 패스와 드리블 능력을 보유, 공격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체력이 강해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닌다.

"체력은 자신 있어요. 어릴때부터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폐활량을 키운게 도움이 됐나 봐요"

스킨스쿠버 장비 대여업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1살때부터 제주 앞바다 속을 누비고 다녔다. 제주 도내 초등학교 80m달리기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발도 빨랐다. 그의 빠른 발을 눈여겨 본 선생님의 권유로 축구화를 신게 됐다.

"(박)지성이 형이 부러워요. 언젠가 저도 지성이 형처럼 유럽 무대에 진출하고 싶어요"

그러고 보니 많은 활동량, 날카로운 패스, 골 감각까지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박지성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그는 박지성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TV로 보면서 경기 방식을 눈여겨 본다. 그가 존경하는 선수는 은퇴한 홍명보 대표팀 코치와 이영표의 팀 동료 에드가 다비즈(영국 토튼햄). 시간날 때 마다 팀 선배들과 함께 동성로로 나와 바람을 쐬기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팬들의 격려에 답글을 올리기도 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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