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빠르네요."
지하철 2호선 개통까지 5일을 남겨 둔 13일. 주부, 대학생, 직장인으로 구성된 시승단과 2호선 '체험'에 나섰다. 오전 7시30분 2호선 동쪽 종점(사월역). 첫 번째 체험단인 경산 중산동 신성아파트 주부들을 만났다. 이수경(55) 부녀회장과 박태옥(55) 씨는 사월역과 한 생활권을 이루는 중산동 일대는 교통비 부담이 만만찮다고 했다. 중산동에서 대구 반월당까지 택시 요금은 단지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1만5천~2만 원선. 미터요금(9천 원)보다 배 이상 비싸다. "반월당 근처에서 부부 술자리 모임을 연 어느 날, 밤 11시를 넘긴 거예요. 택시비가 너무 아까워서 일단 1호선을 타고 동구 반야월까지 나왔죠. 집에서 10~20분 거리밖에 안 되는데도 택시비 1만 원을 썼어요."
주부들은 2호선 개통으로 대구에서 볼 일을 보거나 반월당 쇼핑을 나가기가 훨씬 편리해졌다고 기뻐했다. 사월역에서 반월당까지는 단 21분. 버스는 물론 택시보다도 10분 이상 빠르다.
7시 42분. 드디어 2호선 시승. 단 3분 만에 고산역에 도착했고, 두 번째 체험단인 계명대 학생들이 일행에 합류했다. 여긍원(26·교통공학과) 씨는 매일 아침 통학 전쟁을 치르는 중이지만 2호선 시대엔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버스로 고산~계명대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1시간10분 남짓이지만 2호선은 36분밖에 걸리지 않는 것. 같은 과 서영우(26) 씨는 "학교에서 시지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학교 안을 운행하는 것으로 바뀌면 10분 안에 캠퍼스 전체를 오갈 수 있다"고 했다.
7시 54분. "어머, 벌써 만촌역이네." 새삼 2호선 속도에 놀라는 사이 김민구(25·황금동·경영정보학과) 씨가 전동차에 들어섰다. "학교까지 가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집 앞에서 일반 버스를 타면 걷지 않아서 좋긴 한데 1시간 30분이나 버스 안에 갇혀 있어야 합니다. 걷거나 버스를 타고 2, 3코스 내려와 좌석버스를 타면 시간은 좀 빨라지지만 1시간 넘게 걸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8시 3분. 반월당 환승역에서 마지막 체험에 나선 음복순(43·교사) 씨는 다사역 다사초교가 최종 목적지. 집에서 반월당역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고, 반월당역에서 다사역까지는 정확하게 24분 걸렸다. "교직원 40명 중 10명이 자가용에서 지하철로 출퇴근 수단을 바꾸려고 합니다. 교사들 사이에서 한때 기피 지역으로 꼽혔던 다사초교는 2호선 개통과 함께 이젠 오고 싶어도 아무나 오지 못하는 곳으로 바뀌었죠. 앞으로 2호선으로 출퇴근하면 기름값만 25만 원 이상 줄 것 같아요."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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