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재 건물 안에 할머니"구조 나섰다 순직

故최희대 소방교 · 김성훈 소방사

화재 현장에서 인명구조활동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13일 오후 6시10분쯤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ㄹ단란주점에서 불이 나 인명구조활동에 나섰던 칠곡소방서 119구조대 최희대(37·소방교·대구 북구 구암동), 김성훈(28·소방사·대구 달서구 월성동) 씨 등 2명의 소방관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불은 5층 건물의 지하 주점 45평을 모두 태웠으나 업주 이모(36) 씨와 종업원 등 2명은 즉시 빠져나와 화를 면했다.숨진 소방관들은 현장 인근 주민들로부터 "건물 안에 할머니가 있다"는 말을 듣고 구하러 들어갔다가 30여 분 뒤 뒤따라 들어간 동료대원들에 의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소방서 관계자는 "연기가 가득찬 지하 1층 인명수색에 나선 대원 2명이 한참 동안 소식이 없어 들어가 보니 모두 실신해 있었다"며 "수색활동 중 산소호흡기가 벗겨져 유독가스에 질식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하 화재때 연기투시랜턴이 제 역할을 못하는데도 순직한 소방관은 별다른 안전대책 없이 투입됐고, 구조대도 30분이 지나서야 투입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소방서 측은 구조작업이 늦어진 것과 관련, "화재열기와 연기로 시야확보가 어려워 수색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30kg 정도의 무거운 장비를 짊어진 동료를 지하에서 구조해 탈출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숨진 소방관들의 빈소는 칠곡 혜원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칠곡소방서 장으로 치러진다. 칠곡소방서는 순직한 이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고 국립묘지 안장을 추진키로 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ms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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