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두산이 맞붙는 2005년 한국시리즈는 4년만의 리턴 매치라는 점외 여러 특징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사상 첫 투수-포수 출신 사령탑끼리의 맞대결이라는 점이다.
'출신성분'에 맞게 양 감독은 14일 출사표를 밝히는 자리에서 선동열 삼성 감독은 '선취점 후 지키는 야구'를 강조했고 김경문 두산 감독은 "방망이로 4~5점 승부를 벌이겠다"며 화끈한 타격전을 선언했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워낙 장타력에 의존하는 득점력을 보여 그동안 '작전이 필요 없는 야구' 등으로 규정됐었다.
그러나 지난 해 선동열이 삼성의 수석코치로 부임한 이후 "한 점차에 강한 야구"를 주지시켰고 마침내 2년 만에 '지키는 야구'의 선두 주자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대구구장에서 좋은 투수가 나오기 힘들다'는 속설이 한동안 지배했었다. 구장이 작다 보니 실투 하나가 홈런으로 연결되며 투수들의 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이 팀을 맡으면서 삼성은 지난해 팀방어율 3.76으로 1위를 달린 데 이어 올해도 3.83으로 3위에 오르며 '마운드의 팀'으로 변모했다.
에이스 배영수를 비롯해 두 명의 용병 투수, 권오준, 안지만, 오승환 등으로 구성된 막강 불펜은 삼성의 최대 자랑이다. 선 감독의 중심은 역시 마운드에 있었다.
삼성은 이미 마운드의 '물량 공세'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필요한 점수만 얻으면 '돌려 막기'로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투수 출신인 김인식 한화 감독으로부터 "마운드 운용이 탁월하다"는 칭찬을 들은 김경문 감독도 단기전에서 마운드의 힘을 중시했지만 그보다도 공격 야구를 더욱 내걸었다.
두산은 올 시즌 팀방어율 2위(3.42)를 차지하며 삼성보다 도리어 마운드에서는 우위를 보였다. 김 감독은 장원진, 안경현, 김동주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의 방망이를 크게 신뢰하고 있으며 번트, 도루 등 득점과 관련된 모든 방식을 동원, 삼성 마운드를 공략할 계획이다.
두산은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18경기에서 89점을 얻고 70점을 내줬다.
6월 7일~9일 대구 3연전에서는 14점, 8점, 11점을 빼내며 1~3선발이 나선 삼성을 제물로 3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만큼 삼성 마운드 공략에 있어 자신을 갖고 있다.
18경기 중 점수가 4점 이상 벌어진 경기에서 양팀은 4승 4패를 기록했다. 올스타전 이후 승부에서는 삼성이 6승 2패로 앞섰다.
확실한 팀 컬러를 갖춘 양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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