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시리즈, 창과 창의 대결 예고

2005한국시리즈는 투수들이 승부를 좌우하는 '창'과 '창'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마운드의 힘을 앞세우는 페넌트레이스 1, 2위 팀 삼성과 두산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동열 삼성 감독과 김경문 두산 감독은 14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팀 투수력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명승부를 다짐했다.

양 감독은 1차전 선발투수를 용병 하리칼라(삼성)와 리오스(두산)로 예고하면서 여차하면 불펜진을 가동할 뜻을 내비췄다. 삼성은 에이스 배영수의 컨디션 난조로 당초 3선발로 생각했던 하리칼라를 앞세웠고 두산은 리오스의 올 시즌 삼성전 성적(4패)이 좋지 않아 양 팀 모두 1선발이 최상의 카드가 아닌 셈이다.

따라서 양 팀의 불펜진이 일찍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으로서는 연습경기에서 좋은 구위를 보인 권오준의 조기 투입이 점쳐지고 두산은 이재우, 이재영, 이혜천 등의 빠른 투입이 예상된다. 김 감독은 이날 이혜천을 3선발로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1, 2차전에서는 불펜에 대기시키겠다고 밝혔다.

투수전이 될 경우 지난해 삼성과 현대가 맞붙은 한국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마무리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은 배영수가 비공인 '10이닝 노히트노런' 을 세우는 등 인상적인 투구를 했으나 현대 마무리 조용준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승3무4패로 주저앉은 아픈 경험이 있다.

특히 선 감독은 하리칼라-권오준-오승환으로 1차전을 잡고 2차전에는 배영수를 투입해 승리한다는 야심찬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선 감독은 "선취점을 뽑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투수진이 좋은 만큼 먼저 점수를 뽑으면 지켜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1, 2점을 주고 4, 5점을 뽑겠다"며 공격력을 강조하면서도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많은 점수를 뽑기는 어렵다"고 밝혀 철저히 '이기는 야구'에 주안점을 뒀다.

또 이날 양 감독은 이번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이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서로를 칭찬하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선 감독은 한국에서 자타공인으로 야구를 잘했던 사람으로 지난해 수석코치를 거쳐 올해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자기 색깔이 분명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선수들에 맞추기 보다는 선수들을 끌어가는 리더십은 선배로서도 배워야할 점"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김 감독님과는 고려대 재학 때 1년 동안 함께 방을 쓰기도 했는 데 그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며 "대인관계에서 융화를 이뤄가는 점은 크게 배울 점"이라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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