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박 드라마 후광은 없다

'대박 드라마 후광은 없다. 또 드라마도 빈익빈 부익부 시대다.'

최근 이 두가지 명제가 요즘 방송사 드라마국의 화두다.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대박 드라마 후광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게 수치로 입증되고 있고, 한번 재미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곧바로 대박으로 연결되고 나머지 드라마들은 상대적인 피해를 당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굳어지고 있다.

'부활',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맨발의 청춘' 등의 공통점부터 살펴보자. 모두 시청률 40% 안팎의 대박을 터뜨린 전작 드라마의 후속작임에도 불구,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이다. 상식적으로 전작이 40%를 넘겼다면 적어도 10% 후반대는 기록하면서 시작해야 하는데 첫회 시청률이 10% 초반대를 기록해 두번 상처받은 작품들이다.

물론 '부활'의 경우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호평 속에 막판 들어 '내 이름은 김삼순'이 종영되면서 시청률이 올랐고,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도 마니아 시청 층을 낳았으며 '맨발의 청춘'은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앞으로 가능성이 크지만 적어도 초반 시청률이 기대 이하였던 건 사실.

방송 관계자들은 '요즘 시청자들은 작품마다 엄격한 판단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겠느냐. 첫회에서 재미없으면 곧바로 다른 채널로 돌려버리는 재핑 현상의 결과로 본다'며 이유 분석에 분주하다.

빈익빈 부익부도 최근 생겨난 새로운 트렌드. 한번 재미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시청률이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대박 드라마로 쉽게 뛰어오른다.

'해신'과 '내 이름은 김삼순', '불량주부', '굳세어라 금순아', '장밋빛 인생' 등 올 들어 대박을 터뜨린 드라마만도 다섯 손가락을 넘길 지경. 과거에는 이같은 대박작이 1년에 한두편 나오기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 등에 힘입어 소문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 탓이다.

문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인해 외면받는 드라마는 잔혹하리만큼 외면받는다는 사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장밋빛 인생'의 경우 바람 핀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가 암에 걸려 투병한다는 극단적인 상황 설정에 힘입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덕에 시청률을 싹쓸이, 상대 드라마 중 하나인 '가을소나기'에게 시청률 3.3%라는 최악의 불명예를 안기기도 했다. '가을소나기'가 비록 스와핑을 연상시키는 불륜적인 상황 설정이 공감대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측면도 있지만 주인공들의 절절한 멜로 연기가 충분히 시선을 끌 만한 데도 불구,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시청률이 나오는 건 당혹스러울 정도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과거에는 방송 채널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완성도가 떨어진 드라마들도 어느 정도의 시청률은 보장받았지만 앞으로는 그런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작가와 연출자, 출연진 등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이 시청자들의 변화하는 눈높이와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더욱 고심하고 노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스포츠조선)

사진 : MBC 새 일일연속극 '맨발의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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