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보루'이자 '수호신'으로 불리는 마무리 투수들끼리의 맞대결은 좀처럼 보기 힘든 진귀한 볼거리다.
투수전으로 흐르고 있는 2005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두산의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과 정재훈이 2차전에서 동시에 출격했으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팔공산 폭격기' 오승환은 이틀 연속 무실점 괴력투를 펼친 반면 정재훈은 동점포를 내주고 팀 승리를 날렸다.
먼저 마운드에 오른 이는 정재훈이었다. 그는 두산이 2-1로 간신히 리드를 잡은 8회 무사 1루에서 등판했다.
그는 까다로운 박한이를 첫 타자로 맞아 2루 병살타로 엮어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한 방이 두려운 심정수도 볼카운트 2-3에서 몸쪽 높은 공으로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9회 아웃카운트를 두 개 남겨 놓은 상황에서 대타 김대익에게 밋밋한 포크볼을 던졌다가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얻어 맞고 다 잡은 승리를 날려버렸다.
9회 2사 후에도 진갑용에게 중견수 앞 바가지 안타, 김재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1,2루 위기에 처했지만 조동찬을 2루 뜬공으로 잡아, 어렵게 불을 껐다.
10회에는 김종훈, 박한이, 심정수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뒤 11회부터 마운드를 이재영에게 물려줬다. 3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의 성적.
반면 1차전에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챙긴 '괴물투수' 오승환은 이날은 전날보다 안정된 투구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2-2로 맞선 연장 10회 무사 1,2루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안지만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오승환은 첫 타자 정원석을 스리번트 아웃(삼진으로 기록)시키며 한 숨을 돌렸다.
이어 홍원기를 공 3개로 삼진, 손시헌을 풀카운트에서 몸쪽 빠른 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워 3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하며 대구구장이 떠나갈 듯한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11회에는 선두 전상열을 볼넷으로 내준 뒤 도루를 허용했고 문희성을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2루에 몰렸지만 윤승균을 바깥쪽 휘어져 나가는 변화구로 삼진 처리하며 고비를 넘겼다.
12회에는 홍성흔을 2루 직선타, 정원석과 홍원기를 다시 연속 삼진 처리하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이끌어냈다. 3이닝 동안 11타자를 상대, 2볼넷 무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빼어난 투구였다.
정규 시즌에서 전무후무한 트리플 더블(10승-16세이브-11홀드)을 기록한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을 챙겨, 1승 1세이브로 만능 투수임을 재입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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