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멤버가 극히 부족하고 2군에서 히든 카드로 불러 올릴 만한 선수가 없어 그야말로 깔린 패가 가지고 있던 전부였던 삼성 라이온즈.
흙속의 진주가 있었고 '미친 선수' 한 명이 이틀 연속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걸사마'란 애칭으로 통하는 김재걸(33)이 한국시리즈를 온전히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 참이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이틀 연속 수훈 선수로 선정돼 인터뷰실을 찾은 보기 드문 사례를 남겼다.
15일 1차전에서 왼 검지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은 박종호 대신 타석에 들어서 회심의 역전 우월 2루타로 스타 탄생을 알렸던 그는 16일 2차전에서도 연장 12회 선두 타자로 나와 좌중간 2루타로 역전승의 물꼬를 텄다.
조동찬의 보내기 번트 때 3루에 도달한 김재걸은 후속 김종훈의 우선상 끝내기 안타 때 홈을 밟아 나인들의 몰매 세례를 즐겨야 했다.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그는 5타석에 들어서 3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하며 타선의 기폭제 구실을 충실히 해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박종호 대신 김재걸을 주전 2루수로 기용했고 부담이 적은 9번 타선에 배정하며 기를 살려줬다. 김재걸은 꼭 필요한 순간 결정적인 안타로 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진만이 손목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한 사이 김재걸은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며 4~5월 두 달간 각각 타율 0.277, 0.306으로 박진만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이후 백업 멤버로 밀렸지만 성실한 플레이로 주전들의 뒤를 받쳤고 마침내 가을 잔치에서 당당한 주역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어제 밤에 나름대로 1차전에서 잘 했기 때문에 흥분하지 말고 잘해보자고 생각했다. 오늘은 선발로 출장하니까 착실하게 플레이 하자고 생각했는데 타석에서 공이 잘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연장 12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섰는데 두 명의 마무리 투수가 출장했고 우리팀의 오승환이 더 오래 던질 것 같았다. 이런 경기에서 지면 우리 팀의 출혈이 더 심하다고 생각, 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꼭 살아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대화 수석코치가 좌익수 쪽으로 잡아 당기라고 조언했는데 맞아 떨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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