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총장 사표수리…'인사태풍' 오나

김종빈 전 검찰총장의 사표가 16일 수리됨으로써 누가 후임 검찰총장에 오르느냐에 따라 검찰에 대규모 '인사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검찰 간부 중 최고참인 사법고시 16회 출신이나 외부인사가 후임 총장에임명될 경우 인사 폭은 그리 크지 않겠지만 17회 이하 기수가 발탁된다면 고검장 및검사장급 간부들의 대거 물갈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먼저 16회의 서영제 대구고검장과 임래현 법무연수원장 가운데 한명이 검찰 최고 지휘봉을 잡는다면 탈락한 한명은 관례상 사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럴 경우 17회 출신 검사장 2명이 고검장으로 승진하고 21회 출신중 검사장 승진에 아깝게 탈락한 2명이 '구제'될 것으로 점쳐진다.

외부 인사 중에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정홍원(14회) 전 법무연수원장이나김성호(16회) 국가청렴위 사무처장, 이정수(15회) 전 대검차장이 총장에 임명될 경우에는 인사 폭은 더 좁아지거나 기존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동기인 17회나 그 이하의 간부가 총장에 임명된다면 사정은 복잡해진다.

17회 중에는 현재 정상명 대검차장,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등 3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임승관 부산고검장, 유성수 의정부지검장, 이기배 수원지검장 등도 17회 동기이나 후임 총장직과 다소 먼 거리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17회 출신이 검찰 총수직에 오른다면 고검장 2명과 검사장 6명 등 최대 8명의공석이 발생할 수도 있어 검사장 2명이 고검장으로 진출하고 21회∼23회에서 8명의검사장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2가지 변수가 가장 주목된다.

우선 '사시 300명시대'의 문을 연 23회(연수원 13기) 출신의 검사장 승진 여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선두권'이 일찌감치 형성되는 선배 기수와 달리 이 기수는 약 40명이나 현재까지 검찰에 남아있고 동기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해 과거에도 항상 인사배치의 고민거리가 되곤 했다.

전임 송광수 총장도 이 기수를 가리켜 영생의 생물인 '리바이어던'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이 기수에서는 공성국 수원지검 1차장, 박영관 광주지검 차장, 박영렬 순천지청장, 박용석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박철준 부천지청장, 박태석 서울동부지검 차장, 박한철 서울중앙지검 3차장, 조근호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차동민 안산지청장, 한상대 인천지검 1차장,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 황희철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가나다순)이 '선두권'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 누가 검사장으로 승진되면 후임 담당자 임명을 위한 '도미노식' 승진및 전보 인사가 예상된다.

또 다른 변수는 강정구 교수에 대한 구속수사 방침을 정했던 검찰내 지휘라인에대해 어떤 식의 인사조치가 취해질지 여부다.

노무현 대통령이 천정배 법무부장관을 중심으로 사태수습을 지시하고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김종빈 총장의 사퇴가 매우 부적절했다고 경고한 점에 비춰 모종의문책성 조치가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검찰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찰총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검찰을 떠난 마당에 추가적인 인적쇄신에 들어간다면 자칫 검찰을 자극할 수 있는데다 현재 검찰에서 동시다발로 진행중인 여러 건의 중요한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어 문책성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러한 여러 변수를 감안할 때 후임 검찰총장 인사와 후속 간부 인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동요하고 있는 검찰조직의 조기 안정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청와대가 꺼낼 인사카드에 검찰 안팎의 관심이 당분간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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