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후보 부인 '눈물'

정치연설보다 지난 고생담 터놓고 호소

"4번이나 떨어지고, 겨우 첫 월급을 받았는데…."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의 부인 황일숙 씨의 '눈물의 선거운동'이 화제다.이 후보와 교대로 유세차량을 이용해 지역을 다니며 유권자를 만나는 황씨는 정치 연설보다는 자신의 지나온 삶을 진솔하게 얘기하며 감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유권자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황씨는 수행비서만을 대동한 채 조용하게 유권자를 만나는 스타일로, 지금까지 언론에 노출된 경우가 거의 없었다.16일 오후 1시 동구 신서동 동호지구 '아름다운 나날' 아파트 앞. 지나가는 행인과 아파트 주민 몇 명이 황씨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었다. 황씨는 "저는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평범한 주부"라고 소개한 뒤 "남편이 4번씩이나 낙선하는 동안 옷 장사, 횟집 등을 운영하며 이 후보를 뒷바라지했다"고 고생담을 풀었다.

"남편이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서 평생 첫 월급을 받아온 날 너무 기뻐 눈물을 흘렸다"는 황씨는 "짧은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아 처음엔 남편의 출마를 말렸다"고 했다. 황씨의 지원유세는 중간중간 끊겼다. 유세 도중 목이 멘 황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연설을 이어갔고 지나가던 택시기사도 차를 멈추고 황씨의 고생담에 귀를 기울였다. 황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2년짜리 국회의원 한 번 시켜보시고 잘못하면 다시 떨어뜨려 달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지켜보던 주민 노현주(36·여) 씨는 "같은 여자로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수행비서 이향숙 씨는 "황씨의 연설을 듣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다"며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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