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지하철 2호선 시대' 개막-(7)2호선의 남은 현안들

영업적자 가속화 '달리는 부채鐵'

지하철 2호선 개통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호선은 버스, 택시 중심의 대구 대중교통체계를 지하철 중심으로 급속히 옮겨가게 하고,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2호선 개통과 동시에 대구 시민들이 떠안아야할 '짐'도 분명 늘어난다. 바로 천문학적 건설 부채와 영업적자. 서민들을 위한 대중교통 경영은 적자 운영을 피할 수 없지만 '어떻게 빚을 최소화하고 시민 부담을 줄이느냐'가 2호선의 가장 큰 숙제로 남은 것이다.

◇부채 현황

대구시에 따르면 지하철 1, 2호선 건설 부채는 올 6월말 현재 1조3천236억 원으로 시 전체 부채(2조8천억 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 적자는 어떨까. 대구지하철공사는 97년 1호선 개통이후 지금까지 4천736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냈고, 적자 폭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공사에 따르면 2000년 246억 원, 2001년 283억 원, 2002년 321억 원으로 급증하던 영업 적자는 중앙로역 방화 참사가 발생했던 2003년엔 518억 원까지 치솟았고, 지난해에도 476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2호선 부채는?

대구지하철공사는 2호선 개통으로 인한 영업 적자가 적어도 700억 원선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승객 증감, 환승 무료화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용역 등을 통해 분석한 2호선 자체 승객은 21만 명선. 여기에다 현재 14만 명의 1호선 승객이 환승 효과에 따라 22만 명으로 불어나면 지하철 1, 2호선 승객은 43만 명까지 증가한다는 것

그러나 대구지하철공사 분석은 건설본부보다 9만 명 줄어든 34만 명선에 불과하다. 공사 관계자는 "건설본부는 1호선 때도 35만 명선으로 승객 수를 분석했지만 실제로는 13만 명 내외에 그쳤다"며 "승객이 얼마나 늘어나고 줄어드느냐에 따라 영업 적자 폭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내년 초쯤 지하철, 버스 통합 교통카드 시스템을 마무리 지으면 영업 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버스 승차 후 1시간이내에는 지하철 환승요금을 무료화하기 때문으로 대구보다 1년 앞서 환승 무료를 실시한 서울은 1시간을 넘는 통행거리가 많은데 비해 대구 경우 1시간이내가 대부분이고,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타는 승객보다는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2호선 개통으로 인한 차량운행비, 통행시간, 환경비용, 교통사고 절감 효과가 연간 2천700억 원에 이른다"며 "영업적자보다는 그 편익 효과가 훨씬 크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부채, 어떻게 줄일까.

영업적자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는 국비 보조와 자체 구조조정 등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배상민 대구시지하철공사 사장은 올 초 건설교통부에 지하철 무임승차 요금을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건의문을 올렸다. 65세이상 무임승차 요금은 고령화 추세에 따라 매년 급증하는 추세라는 것. 2001년 41억 원이었던 무임승차요금은 지난해 55억 원까지 늘어났고 2호선이 개통하면 100억 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배 사장은 "무임승차 요금은 사회복지의 큰 틀에서 나라가 부담하는 것이 옳다"며 "대구뿐 아니라 전국 지하철공사가 공동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조직 슬림화도 한창이다. 공사에 따르면 2호선 개통에 따른 인력 증가분은 1천200명선. 하지만 공사는 700명 정도만 새로 충원하고 1, 2호선 통합 운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영업 적자를 줄이기 위해 차량, 토목, 전기, 기계, 건축 5개 분야에 걸쳐 단순 업무는 모두 아웃 소싱을 줬고, 2호선 26개 역사 중 12개 역무원(역당 3명)을 민간위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조정은 지하철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의 영업 km당 직원(지하철 1, 2호선 총연장을 총직원으로 나눈 숫자)은 겨우 36명선으로 서울(1호선~4호선) 74명, 인천 52명, 부산44명, 서울(5호선~8호선) 43명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공사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민간위탁을 늘리는게 과연 옳은 것인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며 "지하철 2호선 운영과정에서 두고 두고 보완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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