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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노총각, 베트남 합동 결혼식

"막상 결혼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을 거듭했으나 저 하나만 믿고 머나먼 낯선 땅을 찾는 새색시와 처가 사람들의 순박하고 진실된 모습을 보고 정말 행복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유선기(36·성주읍) 씨는 신부 윙베밴(18) 양 부모에게 넙죽 큰절을 올렸다.

성주 노총각 4명이 지난 11일 베트남 호찌민시 담생공원에서 베트남 처녀를 신부로 맞아 합동 결혼식을 치르고 15일 귀국했다. 가마우성(省) 등 베트남 남부 오지에 살고 있는 신부 가족들은 8~10시간씩 차를 타고 결혼식장에 왔으나 시종 환한 표정이었다.

이성욱(36·선남면) 씨는 "농촌에서 팔순 노모를 모시고 살겠다는 신부의 순수한 마음에 끌렸으며 사정이 비슷한 주변 친구들에게도 당당하게 경험담을 얘기하고 추천할 것"이라며 신부 가족들과 얘기꽃을 피웠다. 이씨의 새색시 자우평(18) 양은 "어른과 남편을 잘 봉양하고 열심히 일해 경제적으로 넉넉한 삶을 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새마을운동 성주군지회는 국제결혼 의사를 밝힌 노총각 10여 명 중 인간성과 성실성, 개인 재정상태 등을 고려해 1차 '대표선수'로 4명을 선정해 이번에 결실을 맺은 것. 이기상(55) 지회장은 "국내 여성들의 농촌 총각과의 결혼 기피로 성주군에서만 35~50세 노총각이 350여 명에 이르렀다"며 "내년에 군에서 사업비를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호찌민(베트남) 강병서기자 kbs@msnet.co.kr

사진: 성주군의 노총각들이 지난 11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베트남 처녀를 신부로 맞아들이는 국제결혼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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