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신라의 달밤'의 경주 안압지. 매주말 오후 8시마다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는 이곳 특설무대에 지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창극'이 올려져 시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된 창극 '구운몽'은 육관대사(六觀大師)의 제자 성진(性眞)이 대사의 심부름으로 용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팔선녀(八仙女)를 만나 영욕(榮辱)을 거듭하다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고 수도한 끝에 득도(得道)한다는 서포 김만중의 고대소설 구운몽을 판소리로 극화한 것.
1시간이 넘는 공연을 지켜본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이고 음악과 소품, 장치 등 무대 위의 모든 것들이 순수 우리 전통의 것들로만 구성됐다는 사실에 더욱 감명을 받았다.
게다가 이날 공연주체가 경주의 '정순임 판소리연구소'로, 지방의 작은 무대까지 서울 기획사들이 휩쓸고 있는 현실에서 순수 향토예술단체가 대작(大作)을 무리없이 소화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보내는 환호와 갈채는 더욱 컸다.관광객 손성희(44·경남 김해) 씨는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왔는데 공연장인 안압지와 공연내용, 경주의 가을 밤이 한데 어우러져 너무 멋있었다"고 말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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