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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의 KS보기-1, 2차전은 삼성 '작전의 승리'

삼성 라이온즈가 지키는 '빗장 야구'의 진수를 과시했다.

1, 2차전 삼성의 선발 투수들은 오랜만의 등판으로 초반에는 페이스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초반 실점은 선수단 전체에 자극제가 됐고 갈수록 집중력을 갖게 했다.

삼성의 선동열 감독이 1차전에 큰 비중을 두고 많은 준비를 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1차전 두산 선발 리오스의 주무기는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몸쪽의 빠른볼로 카운트를 잡거나 승부구로 쓰면서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하는 스타일.

선감독은 타자들을 타석에 바짝 붙도록 해 리오스의 몸쪽 볼 승부에 제동을 걸었다. 아무리 에이스라도 타자가 서있는 몸쪽의 빈틈으로 정교하게 투구하기란 어려운 법. 실투로 몸에 맞는 볼이 속출하자 리오스의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삼성타자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몸쪽 투구를 자신있게 구사하지 못하게 되자 바깥쪽 슬라이더의 비중이 높아졌고 이 패턴의 변화는 결국 5회 슬라이더를 받아친 김재걸의 역전타로 연결되면서 삼성이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이다.

선 감독은 타격에서도 평소보다 많은 작전구사로 점수를 뽑으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번트자세에서 강공으로 전환하는 페이크 번트도 상황에 따라 자주 구사했다.

이는 결국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선수들이 장타보다는 팀배팅에 주력하면서 안타는 쉽게 만들어졌다. 1차전에서 삼성이 친 10개의 안타 중 7개는 욕심내지 않고 밀어친 타구였다.

분명한 작전과 강한 의지가 선수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연결되면서 삼성은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고 권오준과 오승환의 계투로 확실하게 빗장을 걸 수 있었다.

2차전에서도 이러한 신중한 경기운영이 그대로 드러나 상대의 총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 몇 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전쟁터에서 장수가 의지를 보이면 병사의 사기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1, 2차전은 삼성 전력분석 요원들과 코칭스태프가 만들어낸 정확한 분석과 작전의 승리였다. 대구방송 야구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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