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줄 알았어요."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 2차전(15, 16일)에서 통렬한 역전승으로 2연승하자 대구시민운동장과 시내 곳곳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려는 시민들로 한바탕 축제의 분위기가 연출됐다.
16일 기적같은 대역전극이 일어난 순간, 경기장의 시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얼싸안았고, 경기 종료 후 한시간이 넘도록 '최~강 삼성'을 연호했다.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듯 경기장 안팎은 수백발의 폭죽이 터졌고, 시민들은 시내 곳곳에서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회사원 김진규(38·대구 북구 동천동) 씨는 "응원을 통해 시민들이 하나 됐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며 "한번 해보자는 의지로 똘똘 뭉치는 선수들이 다소 침체돼 있던 지역민들에게 힘을 줬다"고 말했다.
대구 시가지도 승리의 기쁨으로 넘쳐났다. 대구 중구 동성로의 식당, 호프집 등에서 중계를 보던 시민들도 흥에 겨워 서로 술잔을 권했고, 일부 식당 주인은 손님들에게 안주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사회인야구단에서 야구를 즐긴다는 권지호(33·대구 서구 비산동) 씨는 "너무나 극적인 경기여서 목이 멘다"며 "현재 야구장을 대체할 새로운 야구 구장 건설 여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삼성 팬 200여 명과 함께 전세버스를 타고 대구를 찾은 김재일 삼성 라이온즈 팬클럽 연합회 회장은 "새벽버스를 타고 대구로 내려 온 보람이 연장 승부 끝에 짜릿한 역전승으로 나타나 기쁨이 더 크다"고 기뻐했다.
한편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16일 시민운동장 주변에는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1만 명이 훨씬 넘는 야구팬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사진: 16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내자 시민들과 야구팬들이 한데 어울려 춤을 추며 축제의 한마당을 연출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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