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 총장 퇴임사 "지휘권, 정치중립 훼손우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마련된 총장 임기를 반드시 채우겠다던 취임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고 송구스럽지만 이 시점에서 물러서는 것이 검찰조직과 검찰가족 여러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 굳게 믿습니다.

이번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심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 처리는 정치적 시대상황에도 불구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야 하며 비록 남북관계가 급변한다 해도 남북의 군사적 대치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 헌법의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행동은 엄정처벌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외부 영향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사건을처리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검찰조직의 이기주의가 아니라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보장입니다.

그러나 지휘권 행사가 부당하다고 거부하면 법집행 기관인 검찰총장이 법을 어기게 되고 검찰은 통제되지 않는 권력기관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지휘권 행사의 정당성 평가는 국민의 몫으로 남기고 수사지휘를 수용한 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한 제 자신은 사퇴하기로 했습니다.

정치가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권력과 강자의 외압에 힘 없이 굴복하는 검찰을국민은 바라지 않습니다. 죽은 고목에서 꽃이 필 수 없듯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 검찰이 인권과 정의의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는 없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국민과 고락을 함께 하는 따뜻한 검찰이 되며 검찰권을약화시키는 어떤 시도에도 단호하게 맞서 신임 총장의 지휘 아래 굳게 뭉쳐 인권을존중하는 정의로운 선진검찰의 꿈을 이뤄주길 바랍니다.

비록 몸은 떠나지만 제 마음과 사랑은 늘 그리움이 되어 여러분의 곁에 머물러있을 것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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