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달서구 아파트에 '기름섞인 수돗물'

한밤 119급수 … 사고냐? 고의냐?

수돗물에 기름이 섞여 나와 아파트 주민들이 10여 시간 동안 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17일 오후 7시 15분쯤 대구 달서구 본동 한 아파트 8개 동 가운데 3개 동 수돗물에서 기름 성분의 물질이 들어있다는 것을 주민들이 발견해 관리사무소로 신고했다.

아파트 주민 이모(44) 씨는 "밥을 하려고 물을 받아보니 기름덩어리가 둥둥 떠다니고 냄새도 심하게 났다"며 "제대로 씻지도 못하다가 나중에 119 급수차가 와서 겨우 물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고 불평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수원지에서 주계량기까지는 아무 이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아파트 내부 옥내 관로와 물탱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누군가가 아파트 물 탱크에 이물질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범죄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달서경찰서 한 경찰관은 "현장에 대한 감식작업을 벌이는 한편 아파트 내부 옥내 관로 도면을 통해 물 탱크에 기름 성분이 유입된 경로를 정밀 조사하는 등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주민들은 이 아파트 8개 동(1천234가구) 가운데 3개 동 489가구로 나타났으며, 주민들은 밤새 물을 마시지 못하고 씻지 못하는 불편을 겪다 18일 새벽 5시 30분쯤 기름 제거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불편이 해소됐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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