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가 마침내 9부 능선을 넘었다.
삼성은 1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5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마운드의 철저한 계투 작전속에 양준혁과 진갑용의 홈런 두방을 앞세워 두산을 6-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3전 전승을 거둔 삼성은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지난 2002년에이어 한국시리즈에서는 두번째, 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을 포함하면 팀 통산 세번째로 정상에 오르게 됐다.
그동안 22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초반 3연승을 달린 것은 통산 8차례였으며 팀 완봉승은 19번째다.
3차전은 올시즌 '지키는 야구'로 탈바꿈한 삼성의 철저한 계투작전이 두산의 강타선을 막판까지 완벽하게 틀어막아 승리를 낚은 경기였다.
삼성은 5회까지 무안타에 그쳤지만 1-0으로 앞서자 6회부터 곧장 선발 바르가스를 내리고 오상민과 권오준을 잇따라 투입해 일찌감치 문단속에 나섰고 후반에는 홈런포까지 터져 낙승을 거뒀다.
삼성의 선취점은 두산 선발 박명환의 불안한 제구력에서 비롯됐다.
경기 전 선동열 감독은 "박명환이 두달여 만에 등판하기 때문에 분명히 제구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 지적은 정확하게 맞았다.
지난 8월16일이후 꼭 63일만에 등판한 박명환은 최고 구속이 150㎞에 이르렀고 안타를 맞지 않았지만 5이닝동안 볼넷을 무려 5개나 허용했다.
1회부터 볼넷 2개로 2사 1,2루를 허용했다가 위기를 넘긴 박명환은 2회에도 볼넷 2개로 2사 1,2루를 자초했다.
이어 조동찬의 타석때 삼성의 2루 주자 박진만은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3루 도루에 성공해 2사 1,3루를 만든 뒤 박명환의 폭투를 틈 타 홈을 파고들어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에는 두산의 뼈아픈 실책속에 홈런 두 방이 터져나와 단숨에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8회 2사 1루에서 김한수가 내야땅볼을 쳤지만 시리즈내내 화려한 수비력을 자랑했던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타이밍을 놓쳐 악송구를 저지르고 말았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타석에 나선 베테랑 양준혁은 볼카운트 1-2에서 두산 불펜투수 이재우의 4구째 몸쪽 싱커를 걷어올려 통렬한 3점홈런을 외야스탠드에 꽂았다.
4-0으로 승기를 잡은 삼성은 다시 박진만이 바뀐 투수 금민철로부터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진갑용이 좌월 2점홈런을 쏘아올려 쐐기를 박았다.
반면 두산은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너무도 아쉬웠다.
1회 1사 뒤 우익선상 2루타를 친 전상열이 무리하다 3루까지 달리다 아웃된 두산은 4회 최경환의 2루타, 6회에는 전상열의 2루타로 모두 무사 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끝내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리드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삼성 선발 바르가스는 5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고 두산 박명환은 5이닝동안 안타없이 5볼넷으로 1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가 안타를 맞지 않고 패전의 멍에를 쓴 것은 박명환이 처음이다.
4차전은 19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며 양팀은 1차전 선발투수였던 하리칼라와 리오스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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