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수생활에서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장면을 선물한 적이 없었는데 이제야 보답한 것 같아요."
매년 가을만 되면 고개 숙였던 삼성의 강타자 양준혁(36)이 정말 오랜만에 베테랑 간판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
양준혁은 1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0으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에서 상대투수 이재우의 4구째 구속 133㎞짜리 싱커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110m짜리 장쾌한 아치를 그렸다.
양준혁의 홈런 한 방으로 승기를 잡은 삼성은 진갑용의 쐐기 투런홈런까지 이어져 3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프로 13년차 양준혁은 지금까지 포스트시즌에서 모두 50경기를 치렀지만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달인의 명성과는 달리 타율 0.247로 부진했다.
홈런도 지난 시즌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승부와는 무관했던 2방이 전부였다.
게다가 결정적 고비에 범타로 물러나기 일쑤여서 '새 가슴'이라는 혹평마저 들었다.
하지만 양준혁은 이날 잠실구장 3만여명의 관중 앞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포를 쏘아올려 그간의 오명을 한순간에 모두 털었다.
이날 양준혁은 6회 좌완 이혜천이 등판하면서 라인업에서 제외될 계획이었지만 간곡한 요청으로 출전 기회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준혁은 "이혜천이 등판하고 나서 감독님에게 한번만 더 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며 "감독님이 흔쾌히 수락을 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양준혁은 "삼성팬들에게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동안 기억에 남는 장면을 선물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이제야 보답을 한 것 같아 뒤늦게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양준혁은 경기 후 관중석에서 쏟아지는 박수갈채에 두손을 번쩍 들어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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