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카오 원정도박·환치기 21명 적발

50억 배팅 등, 80억대 재산 탕진도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8일 중국 마카오에서 거액의 상습 원정도박을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손모(31) 씨를 구속하고 조모(44)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국내와 해외에 각각 계좌를 만든 뒤 외화를 빼돌리는 속칭 '환치기' 수법으로 이들에게 도박자금 마련을 알선한 이모(50) 씨와 입출금에 관여한 채모(38) 씨, 상습도박자 박모(42) 씨 등 관련자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 등 원정도박을 벌인 4명은 2003년 12월부터 작년 8월까지 마카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 돈을 탕진하자 브로커 이씨를 통해 불법으로 자금을 빌려 다시 도박에 나섰다가 4억5천여만 원의 손실을 입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한달 이상 마카오에 머물며 카드 두 장을 받아 합이 9에 가까운 사람이 이기는 '바카라' 도박에 50억 원을 베팅하는 등 상습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치기업자 이씨는 마카오 현지 브로커 선모(61·미국 국적) 씨와 짜고 2003년 12월부터 작년 8월까지 도박자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자신의 국내 계좌와 선씨의 마카오 계좌를 이용, 불법 외환거래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자금을 잃은 사람에게 접근, '국내 친지에게 돈을 빌려 한국 계좌로 입금받으면 마카오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자금을 빌려주겠다. 나중에 도박에서 따서 갚으라'며 18억 원의 외환거래를 알선해 7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조씨의 경우 정수기 제조업을 하다 도박에 빠져 국내 카지노에서 80억 원대의 재산을 잃고 남은 재산 3억여 원을 처분해 마카오로 건너온 뒤 일확천금을 노리고 도박판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빈털터리가 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조씨가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 행방을 쫓고 있으며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환치기 브로커에 대해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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