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삼성"과 "위풍당당 양준혁"이 서울 잠실구장의 밤하늘에 메아리쳤다.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1대0으로 삼성이 앞서고 있었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8회, 양준혁이 주자 두 명을 두고 우측 담장으로 넘어가는 홈런을 터트렸다. 이어 박진만의 안타에 이어 진갑용도 좌측 담장으로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날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오늘 끝낸다=역대 22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3연승을 거둔 경우는 7차례 있었고 3연승을 한 팀이 모두 우승했다. 이 가운데 4연승으로 끝난 것은 4차례다. 삼성은 이번에 4연승으로 그동안 한국시리즈에서 맺힌 한을 깨끗이 씻어낸다는 각오다. 삼성은 1982년 1승1무 후 두산의 전신인 OB에 4연패를 당했고 1987년과 1990년에도 해태와 LG에 각각 4연패를 당한 아픈 경험을 안고 있다.
또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5승15패1무의 잠실 징크스도 이번 기회에 깨끗이 씻어낼 태세다. ◇야구는 역시 투수놀음=1, 2차전과 마찬가지로 '방패'와 '방패'의 싸움에서 삼성이 이겼다.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 카드를 꺼내지 않고도 중간계투진으로 승리를 챙겼다. 선 감독이 올 시즌 추구한 '지키는 야구'가 가을시리즈에서 단단히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 삼성은 바르가스-오상민-권오준-안지만-전병호-박석진이 이어 던지며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5이닝을 4안타로 막은 선발 바르가스가 승리를 챙겼다. 삼성이 타력보다 투수력을 앞세운 것은 1980년 중반 김시진-김일융 쌍두 마차가 이끈 후 처음이다.
◇안타없이 만든 결승점=삼성은 안타없이 볼넷과 도루, 상대 폭투로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0대0으로 맞선 2회초 삼성은 박진만과 김재걸의 볼넷으로 2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고 조동찬 타석 때 박진만이 3루를 훔친 후 두산 선발 박명환의 폭투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는 행운을 누렸다. 삼성 타선은 5회까지 박명환에게 무안타로 눌렸다.
◇실책이 승부 갈랐다=큰 경기에서 실책이 승부를 가른다는 정설이 입증됐다. 1대0으로 위태로운 리드를 계속하던 삼성은 8회초 뜻밖의 기회를 잡았다. 수비를 너무 잘해 삼성 팬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는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2사 1루에서 김한수 타석 때 송구 실책을 범한 것. 2사 1, 2루의 기회를 이어 간 삼성은 양준혁의 3점홈런과 진갑용의 2점홈런으로 대거 5점을 보태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사진: 삼성 양준혁이 18일 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5 한국시리즈 3차전 8회초 2사 1,2루에서 3점포를 쏘아 올린 후 홈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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