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라이온즈 '천하제패' 大邱체증 뚫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삼성 라이온즈의 편이었다.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은 두산을 상대로 파죽지세로 밀어붙인 끝에 4전 연승으로 2002년에 이어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우뚝 섰다.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 MVP, 게다가 선동열 감독은 데뷔 첫해 정규 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첫 번째 감독이 됐다. 라이온즈 팬들에게는 물론이요, 경기 침체와 정치적 소외감'대형 사고 등으로 풀 죽어 있는 대구 시민의 체증을 시원하게 뚫어준 빅 이벤트였다.

삼성의 이번 쾌거는 초보 감독에서 명장으로 거듭난 선동열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 탄탄한 마운드, 적재 적시에 터져 나온 타선의 3박자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데서 비롯됐다. 팬들의 열화 같은 성원도 든든한 뒷심이 됐다. 최강의 호화 군단이면서도 번번이 무력한 '종이사자'로 주저앉았던 과거와는 완연히 달라진 삼성 라이온즈다.

무엇보다 팀 전체의 '플레잉 컬러'를 개인 위주에서 팀 위주로 바꾸는 등 환골탈태를 위한 선 감독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기량이 부족해도 의욕이 강한 선수에게는 기회를 주지만 스타 선수라도 의욕이 없으면 내친다"는 용병술이 선수들로 하여금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했고, 팀 전체의 응집력을 높임으로써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박을 터뜨리게 했다.

1982년 창단한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와 희로애락을 같이해 온 연고팀으로서 대구 시민의 자부심 자체다. 다시 '야구 명문'으로 우뚝 선 삼성의 우승 열기가 대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참에 명문 구단의 위상에 걸맞은 전용 구장 신설 문제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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