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브라보, 생명공학

가장 합리적이고 머리가 좋은 집단으로 분류되는 과학기술자들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제일이라고 꼽는 인물은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박 전 대통령은 근년 들어 독재자'친일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분야가 과학'기술이라는 탁견을 지녔었다.

◇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주인공인 재미 과학자 이휘소 박사가 핵무기를 개발하려다 급서하였지만, 그가 박 전 대통령의 밀명에 따라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는 얘기는 비밀 아닌 비밀이 돼 버렸다.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은 허허벌판 한밭(대전)에 과학기술연구소(KIST)와 대덕연구단지를 건설하고 '과학 보국'의 기치를 드높였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시절, 과학 기술에 대한 성과는 미미했다.

◇ 당선 초기보다 인기가 뚝 떨어진 노무현 대통령이 그래도 건투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과학기술 분야이다. 노트북을 쓰는 첫 대통령이기도 한 노 대통령은 일찌감치 과학 기술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포했다. 노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과학기술 중심 사회'에는 과학과 산업을 연계해 신성장을 이룩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삶의 질도 끌어올리려는 구상이 깔려 있다.

◇ 노 대통령이 '과학기술 중심 사회'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데 발맞추어 우리나라의 과학자들, 특히 '생명 공학'(BT)에 주력해 온 연구자들이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잇따라 내놓으며 세계가 한국의 BT를 주목하게 하고 있다. 30대의 젊은 과학자 김경규(성균관대 의대) 김양균(중앙대 의대) 교수팀이 20세기 후반 발명으로 손꼽히는 'DNA의 이중 나선 모형'의 미스터리를 풀어 '네이처'지 표지를 장식하며 암 정복의 길을 열었다. 이보다 앞서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팀은 냉동 배반포기배아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세계 특허를 획득했다.

◇ 세계 바이오 혁명의 진원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세계 줄기세포 허브(Hub)'도 19일 서울대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인간 국보' 황우석 박사팀을 중심으로 배아줄기세포 치료법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할 전초기지이다.

반만년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은 문화 민족이자 평화를 사랑하는 과학 민족이다. BT와 함께 세계 1등국으로 가자, 대한민국!

최미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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